매거진 육아일기

내가 바라는 것

by 차성섭

양력 1월 1일인 신정이 벌써 2주 정도 지났다.

신정이 되면 많은 사람이 새벽잠을 자고 일출을 보러 간다.

일출을 보러 가는 사람 대부분은 무엇을 하여 달라고 기도한다.

정월 일출이나 8월 대보름을 보고 기도하는 것은 인간의 상징적 행위이다.

자연 대상에 무엇을 기원하는 것은 신적 개념을 만들어 내는 인간만이 할 수 있다.

나도 젊었을 때는 일출도 보러 가고 보름달도 보러 갔다.

해와 달을 보면서 나는 무엇을 하여 달라고 기도하지 않고, 어떻게 하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신적 대상을 만들고 그곳에 기도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어떤 대상에 기원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았다.

상징적 존재인 인간은 그런 의탁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의지도 다질 수 있고, 마음의 안정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고 불완전한 존재이다.

불완전한 존재는 완전한 존재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신이다.

나는 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를 부정하지도 않는다.

해와 달을 보고, 무엇을 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다짐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도 이런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

대신 일출이라 달맞이 등을 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도 바라는 것이 있다.

지나간 2023년 1월 1일 그것을 느꼈다.

딸아이 식구가 일출 구경을 간 후, ‘내가 바라는 것은 없는가?’하고 자문하여보았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있다는 울림이 있었다.

남에게 말하지 않고 나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무엇이 있었다.

그것은 “우리 짱베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나는 짱베가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짱베가 잘되고 못되고는 짱베의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짱베는 초등학교 3학년으로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

어린 아기 때 말도 잘 배우고, 웃고, 눈도 잘 마주쳤다.

단 모방을 하지 않았다.

도리도리와 같은 아이의 움직임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 등을 가르쳐도 따라하지 않았다.

만 3살 때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에서 감각이 너무 예민하여 따라하지 않고,

그에 따라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하였다.

현재도 인지, 언어, 감각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를 받고 있다.

새해에 초등학교 4학년으로 올라갈 것인데, 읽고 쓰지 못한다.

몇 개월 전부터 1에서 10까지 숫자를 정확히 알고, 자기의 이름도 읽었다.

학교 특수반 선생님과 치료 선생님, 그리고 돌봄 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짱베가 인지가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을 때,

짱베가 스스로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런데 아직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금만 하면 하지 않으려 한다.

잘할 때 격려하고 칭찬을 하여도 하지 않는다.

나는 손자가 셋이다.

다른 둘은 정상으로 학교생활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고 게임과 같은 놀이도 잘한다.

둘은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 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짱베는 아직 무엇을 하지 않으려 한다.

강제로 시킬 수도 없다.

억지로 시키는 것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짱베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짱베가 스스로 하지 않으면 현재 지적 장애를 극복할 수 없다.

사람은 하지 않으면 뇌세포인 뉴런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뇌세포가 활성화되어야 나이에 맞는 인지능력이 발달한다.

그래서 짱베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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