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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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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an 18. 2023

농장에 가다

지난 1월 12일 목요일 점심을 먹고 아내와 농장에 갔다. 

아내가 농장에 있는 김치를 가지고 오면 좋겠다고 하여 갔다.      

오랜만에 농장에 갔다. 

날씨가 추워 붓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먹물이 얼고 물도 얼기 때문에, 붓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농장에 가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날씨가 풀렸다.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도 낮에는 영상으로 올라갔다. 

산책을 나가도 들판에 있는 눈이 많이 녹았다. 

하천에서 썰매를 탔던 썰매장의 얼음도 많이 녹았다. 

얼음 위로 물이 흘러 얼음 위로 걸을 수 없었다.      

농장의 기온은 제천 시내보다 낮다. 

연밭의 얼음은 아직 녹지 않았다. 

얼음 위로 올라가도 괜찮았다. 

멀리서 바라보니, 비탈밭의 눈도 녹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밭 위에 있는 눈은 많이 녹았다. 

음지인 농막 북측의 두 이랑을 제외한 모든 이랑 위의 논은 모두 녹았다. 

대신 고랑 위의 눈은 아직 그대로 쌓여 있었다.      

눈이 녹으면서 밭에 물이 질척거렸다. 

물이 빠질 수 있게 고랑을 내려고 하니, 흙이 파지지 않았다. 

언 흙이 아직 녹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한 달 이상 하얀 눈으로 뒤덮어 있던 밭이 며칠 따뜻하면서 

누른 흙을 부분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였으니까.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자연은 고정되어 있지 않는 것 같다. 

변하는 가운데 자연이 하여야 할 역할을 쉼 없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내와 하천 둑을 산책하였다. 

느티나무가 있는 곳까지 산책하였다. 

그곳에도 자연은 자신의 역할을 똑 같이 하고 있었다. 

길거리의 눈이 녹으면서 물이 질척거렸다. 

언덕에는 추위를 이겨낸 파란 풀들이 힘이 드는 듯이 군데군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직 겨울이다.      

다음 주에는 다시 눈이 오고 추울 것이라 한다. 

아마 다시 하얀 눈의 나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1월 하순이 되면 서서히 추위의 위세는 움츠러들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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