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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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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an 26. 2023

들판을 자유롭게 다니는 강아지

지난주 1월 18일 수요일 혼자 들판 길을 산책하였다. 

아내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눈 치료를 받으러 갔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      

집에서 출발하면서 강아지 간식을 3개 가지고 갔다. 

산책을 할 때 반겨주는 강아지를 주기 위해서다. 

매일 간식을 주면 강아지들이 간식 먹은 것에 습관화될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씩 주려고 생각하였다.      

지난주에 산책을 갔을 때, 강아지 2마리는 줄에 묶여 있고, 1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전에는 강아지 3마리가 모두 묶여 있었다. 

보이지 않은 강아지 1마리가 줄을 끊고 들판을 돌아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하여 보이지 않은 강아지 1마리 분까지 3개를 가지고 갔다.      

들판 길로 들어서니, 보이지 않던 강아지 1마리가 멀리서 보였다. 

그 강아지는 혼자 들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스스로 줄을 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강아지와의 거리가 200m가 넘어 나를 보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강아지 집까지 가니, 강아지 2마리가 반겼다. 

물론 묶여 있는 2마리 강아지다. 

강아지 2마리에게 간식을 주었다.      

어! 그런데 들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강아지 1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다. 

다른 강아지에게 간식 주는 것을 보고 꼬리를 치면서 좋아하였다. 

자기도 간식을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3마리에게 줄 간식을 가지고 간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1마리가 없다고 간식 2개만 가지고 갔다면, 그 강아지는 얼마나 섭섭하였을까?

그 강아지에게도 나머지 간식 1개를 주었다.      

그 강아지는 간식을 먹고 산책하는 나를 따라왔다. 

최근 산책을 하면서 천천히 뛰어간다. 

그 강아지는 뛰는 나와 보조를 맞추어 따라 다녔다.      

강아지 집에서 먼 길까지 왔다. 

그 길에서 더 가면 강아지 집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 

따라오지 말라고 좇았다. 

그 강아지는 꼬리를 내리고 몇 번 주춤하다가 따라오지 않았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그 강아지가 나를 따라왔다. 

들판에서 나를 보고 따라온 것 같았다. 

하소천까지 왔다.      

따라오지 말라고 좇았다. 

더 따라오면 시내로 들어오고 강아지 집까지 거리가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자 더 따라오지 않았다.      

줄을 끊고 돌아다니는 강아지는 수놈의 강아지다. 

묶여 있는 2마리 강아지는 암놈의 강자지였다. 

아마 수놈이 암놈보다 힘이 세고 호기심이 더 많아 줄을 스스로 끊은 것 같았다.      

그 강아지는 스스로 줄을 끊었기 때문에 자유의 맛을 최대한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짐승도 위험을 무릅쓰고 자유를 획득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았다. 

물론 주인의 입장에서는 불만과 걱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볼 때는, 넓고 넓은 들판을 자기 가고 싶은 데로 돌아다니는 강아지가 행복하게 보였다. 

그 강아지는 보기에 활기가 넘쳤고, 오고 가는데 거리낌이 없이 자신감이 있었다. 

구보하는 나는 따라 오는 데도 자유롭고 편안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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