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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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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an 30. 2023

명절인 설과 가정

벌써 설 연휴가 지난 지 일주일이 된다. 

최근의 설은 내가 어렸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내가 어렸을 때인 1950년대, 1960년대에는 새배를 다녔다.      

집에서 차례를 모신 후 아침을 먹으면, 동네 어른에게 먼저 새배를 갔다. 

동네 어른에게 새배를 지난 후에는 부모님과 함께 친척 집으로 새배를 갔다. 

친척 집 새배를 마치면 산소로 가서 조상님께 새해 인사를 하였다. 

옛날 새해에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많았던 같았다.      

최근 새해는 개인적이다. 

새해에 형제조차 만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차례를 지내지 않고 여행을 가는 사람도 있고.      

아마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 정보사회로 바뀌면서 삶의 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농업사회에서는 가족이나 친척의 일이 대부분 같았다.

정보사회에서는 한집에 사는 가족도 하는 일을 각각 다르다. 

하는 일이 다른 사람끼리 공통으로 관심 갖는 일이 적을 수밖에 없고, 

공통의 관심이 없으면 같이 모여 재미나게 할 일도 적다. 

그렇다면 자연히 만나고자 하는 동기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이발을 하면서 미장원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런 것을 느꼈다. 

이발하면서 명절을 지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사장님은 요즘 사람은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여행을 많이 간다고 하였다. 

나는 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명절의 정신도 한 번 생각하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하였다. 

명절은 우리 조상들이 오랜기간 동안 지켜왔던 문화이다. 

오랜기간 동안 전승하여 온 문화에는 본질적인 정신이 있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상징적 존재로서 어떤 말이나 행위에는 의미를 부여한다. 

전통문화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 조상들이 설이라는 문화를 만든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가족 중시일 것이다. 

가족은 성장과 삶의 보금자리이다.      

아이는 태어나서 육체 성장의 주요소인 의식주과 정신적 성장의 핵심인 사랑을 가정에서 얻는다. 

자라나면서 삶에 필요한 휴식과 에너지를 가정에서 공급받는다. 

낮에 직장에서 피곤한 육체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정은 여전히 필요하다. 

가정이 중시되기 위해서는 가정의 상징성를 존중하여야 한다. 

명절에 조상을 생각하는 것은 가정의 근본을 확인하고 다지는 것이다.      

명절 때 의식의 간소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생존한 부모의 자식들은 명절 때라도 만나 가족의 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상을 생각하는 의례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하였다.      

미장원 사장님은 나와 다른 의견이었다. 

사장님은 시대가 변화였기 때문에 같이 살고 있는 가족끼리 

여행과 같은 행사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사장님은 친절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한다. 

나도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다. 

사장님도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였다. 

편안하게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면서 이발을 잘하여 준 사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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