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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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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Feb 09. 2023

계산에서 빠진 돈을 다시 계산하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에 아내와 롯데마트에 갔다. 

손녀의 생일상을 차리는데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서다. 

고기와 채소류를 사고, 우리 부부가 필요한 물건도 샀다.      

우리 부부가 필요한 물건 가운데는 치즈도 있었다. 

2만2천 원짜리 치즈 2묶음을 샀다. 

하나는 우리가 먹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선물로 주기 위해서다.      

집에 와서 아내가 계산서를 보고,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하였다. 

치즈 2묶음을 샀는데, 1묶음 값으로 계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내가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나는 롯데마트에 가서 계산되지 않은 것을 다시 계산하자고 하였다. 

아내도 좋다고 그렇게 하자고 하였다.      

점심을 먹고 송수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가면서 롯데마트에 들렸다. 

아내가 카드와 영수증을 주고 치즈 1묶음이 계산에 빠졌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정정하였다. 

잘못된 것을 정정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왜 기분이 좋은가를 생각하여 보았다. 

롯데마트와 큰 마트에서 2만 원 정도의 상품 값을 계산하지 않았다고 하여 추적하지 않을 것이다. 

추적하여 상품값을 다시 달라고 하여도 매수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도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빠진 금액을 다시 계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찾아가서 다시 계산하였다. 

그것은 아마 양심에 따른 도덕성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도덕심이 있다. 

도덕심은 행위를 하는 실천을 전제로 한다. 

아무리 양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하여야겠다는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도덕적 행위는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당연히 하여야 하는 당위의 문제는 자유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의 도덕적 문제는 선택의 문제와 관계된다.      

선택의 문제는 바로 자유의 문제다. 

인간의 모든 도덕적 문제는 개인의 자유 의지와 관계된다.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하여야 하는 양심의 문제다.      

양심이 어떻게 하라는 것이 바로 도덕적 문제이다.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의 결정은 자신이 하여야 한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고, 인품이 있다고 하는 것은 자율의지인 도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목적으로 대하고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고 한다.      

사실 도덕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사람에게 도덕심이 없다면 인간사회는 본능에 따른 관계만 가능할 것이다. 

본능에 따른 사회는 벌이나 개미와 같은 곤충의 사회생활과 다른 것이 없을 것이다.      

도덕심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높은 차원의 사회생활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도덕심이 없었다면 인간은 언어나 도구와 같은 문화도 사용하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상호관계를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도덕심은 사람으로 하여금 만족의 질을 높게 할 수 있다. 

참된 만족은 자신이 스스로 할 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남이 시켰을 때는 만족도가 크기 않다. 

자율의지에 의한 도덕심으로 스스로 도덕적 행위를 할 때, 그 만족은 참되고 진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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