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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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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Mar 26. 2023

봄맞이 농사

지난 3월 18일 토요일부터 23일 목요일까지 밭에 가서 봄맞이 일을 하였다. 

6일 동안 매일 밭에 나가 일을 하였다. 

그 이유는 농사 봄맞이를 위해서다.      

밭의 쇠스랑으로 로타리도 치고, 

고랑의 흙을 삽이나 네기로 이랑으로 옮기고, 

고랑에 잡초 매트도 깔고, 

등등으로 계속 일하였다.      

일하면 허리도 아프고 팔과 다리도 저리고 힘도 든다. 

그런데 육체노동으로 농사를 짓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기계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귀촌하여 400평이 조금 넘는 밭에 농사를 짓고 있다. 

400평 모두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다.      

약 50평에 비닐하우스 농막이 있고, 

150평에는 과일나무를 심어 놓았고, 

또 150평 정도에는 울타리를 설치하여 놓았다.      

150평에 울타리를 설치한 것은 양봉을 하기 위해서였다. 

양봉이 잘되지 않아, 3년 하다가 양봉을 포기하였다. 

그러나 그곳에 고구마, 상추와 같이 고라니가 먹는 음식을 심으니 좋았다.      

그래서 울타리를 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계가 들어와서 로타리를 할 수 있는 곳은 50평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농사를 짓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몸으로 하는 것이다. 

산업 시대도 아니고 21세기 정보 시대에 철기시대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육체적 노동으로 농사를 짓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무력감과 우울감이 들 수 있다. 

사람은 땀을 흘릴 때 가장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농사는 정직하다. 

노동을 투입한 것만큼 결과물을 보여준다. 

심리적으로 만족감이 크다. 

하려고 하였던 것을 하였을 때, 

그때 마음속에 슬며시 피어나는 즐거움은 하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다.      

최근 약 1주일 동안 육체는 힘이 들었지만, 

나의 노력과 땀으로 변하는 밭의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괜히 즐겁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을 기투(企投)라고 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실천(實踐)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자연법칙을 따르지만, 나의 선택으로 실천을 하니, 그것 또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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