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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선령 Jun 10. 2024

32. 스리스리랑카

우리나라 따라했네~

1학년은 우리나라 민요를 배운다.

어깨춤이 절로 나는 진도아리랑과 구슬픈 아리랑을 비교한다.

한번 듣고도 바로 박자 맞춰 따라 부르는 걸 보고 한국인의 피는 못 속이구나 싶다.

아리랑을 노동요 삼아 하루 종일 불러댄다. 일주일은 아리랑이 울려 퍼지겠다.


부루마불 놀이판을 직접 그리겠다고 도서관에서 세계 국기 책을 잔뜩 빌려온 녀석들이 대화한다.


“가나는 우리나라 아냐?”

“가나다에 가나니까.”

“국기가 달라. 다른 나라인가 봐.”

“우리나라 따라 했네~.”

“세종대왕님한테 일러주자.”

음, 가나는 따라 하지 않았을 거야.

가나, 미안합니다.


원산지에 대해 알려줬더니 옷과 가방, 신발 등 소지품 딱지에서 메이드인을 찾기 시작한 아이들.

영어로 써져있어 읽어주라고 난리다. 한 명에 하나씩만 읽어주겠다고 하니 줄 선다. 크게 읽어준다.


“메이드인 차이나.”

“중국이고요!”


“메이드인 타이랜드.”

“태국!”

“방콕이 수도에요!”

세계 국가 박사들이 납셨다.


“메이드인 스리랑카.”

“한국이고요!”

“한국? 스리랑카 라니까.”

“스리랑카. 우리나라요.”

이게 무슨 소린고.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할 때
스리랑 아니에요?”

“우리나라 따라 했네~.”

스리랑카, 미안합니다.


다 우리나라냐.

그래도 녀석들 우리걸 뺏기고 있진 않겠다.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무한반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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