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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선 Apr 05. 2020

책방일기 #49
어떤 기준으로 책을 입고하나요?

어제 손님으로 오신 분의 지인이 최근에 독립출판을 했다고 하며, 새벽감성1집은 어떤 기준으로 책을 입고 받는지 묻더라고요. 사실 책 입고 기준을 아직 세우지 못해,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고 있는데, 질문을 받으니까 무엇이라고 답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예쁜 책, 밝은 책, 팔고 싶은 책.
그때그때 꽂히는 책.



대충 요렇게 말했어요.

우울하고 어두운 책은 싫고, 밝고 맑고 표지가 예쁜 책이 좋다고요.

그 기준 자체가 크게 명확하진 않고, 그때마다 꽂히는 책이 있어서, 꽂힐 땐 이유 불문받는다고요.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독립서점이 있기에 독립출판물이 존재할 수 있고, 독립출판물이 있기에 독립서점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어제 그 손님이 간 후, 최소한 나에게도 독립 서적을 입고하는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명확함'이라는 건 그만큼의 '편견'을 가져올 수도 있어서 쉽지 않아요. 좋은 책이 있는데 내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거절될 것이고, 맘에 들지 않는 책도 기준에 맞는다고 입고를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책방에 책을 함부로 마구 들여놓진 않거든요. 그래서 나름대로 기준을 세운 것이, 이런 것들은 제외하자 정도예요.




새벽감성1집에서 거절되는 책의 사유

아이들 책, 부모를 위한 책들 
(책방이 노 키즈존이므로 아이들이나 아이들과 함께 올 엄마들에게 어울릴 책들은 입고받지 않아요.)
우울한 책, 어두운 주제의 책들
(표지가 까맣거나 어두운 주제의 책들은 책방과 어울리지 않는지 잘 팔리지 않아서, 이젠 입고받지 않아요. 어두운 표지 책인데 내용이 밝은 책은 책의 주제에 따라 받거나 안 받거나 합니다)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는 책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세련된 것을 보는 건 아니고, 너무 논문스럽거나 촌스럽게 느껴지는 책은 받지 않아요. 특히 표지를 많이 보게 됩니다.)
소설,  잡지 등 잘 팔리지 않는 장르의 책
(독립출판으로 출간된 소설책은 잘 팔리지 않아 입고를 거의 받지 않고, 잡지는 아예 팔리지 않아 더 입고를 받지 않아요.)



새벽감성1집에서 입고되는 책의 사유

새벽감성1집은 여행책, 고양이책을 좋아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기, 맘에 들지 않은 디자인의 책이 아니라면 여행 책은 거의 100%에 가깝게 입고가 되고, 고양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입고 기준을 정하는 데는 책방을 운영하는 데 있어, 나의 철학이 깃들여 있기 때문이에요.

책방의 색은 인테리어가 아닌 책방에서 판매하는 책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 생각하는데요, 그러하기에 제가 팔고 싶은 책들, 책방의 인테리어와 어울릴 책들을 소개하는 것들이 옳은 것 같거든요. 특히 새벽감성1집은 밝은 분위기고, 고양이와 곰돌이가 있고, 다락방의 아늑함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기 때문에 그와 어울리는 책들을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또한 내가 소개하고 싶은 책을 들여놓아야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할 수 있기에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더불어, 책방이 워낙 작은 사이즈가 많은 책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이 책 입고 기준을 만드는 것 같기도 하지요.


아직은 책방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독립출판 도서는 직접 책을 찾아 작가에게 입고 문의를 하진 않고 있어요. 입고 문의가 들어오는 책에 관해서만 검토하고 입고를 받고 있지요. 


서점 입장에서도 입고를 검토하지만, 독립출판 작가 입장에서도 자신의 책을 넣을 책방을 검토하고 입고 메일을 보낼 텐데,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이 새벽감성1집에 책을 넣고 싶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책은 책방에서 아시죠?

이 글을 보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거주하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독립서점을 한번 찾아가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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