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여행을 해야 할 핑계가 더 많다.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여행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내가 직접 여행을 떠나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며 휴양을 즐기길 원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며 모험과 도전을 하길 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국내 여행을 즐긴다.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혼자 여행을 떠나길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럿이서 함께 여행을 하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10년쯤 전, 독일 어느 마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한 일본인 여행객은 많은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했다. 여권에 찍힌 나라 도장을 많이 모으는 것이 자신의 여행의 목적이라고 하며, 많은 도장이 찍힌 자신의 여권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여준다.
그 당시 한국에서 소위 여행가라는 사람들은 도시만 많이 나라만 많이 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고 그랬다.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여행을 떠남에 있어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과 목표가 있는데 그것이 옳고 그름은 없을텐데 무엇 때문에 여행을 정의내리는건지 싶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건 여행도 아니야 라고 자신만의 편견을 여행에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행에 편견을 가지지 마세요
나쁜 여행은 없다.
혼자 여행은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으며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고, 여유를 즐기거나 바쁘거나 내 선택에 맞게 여행을 할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은 준비할 시간이 없이 바쁜 사람들에겐 최고다. 그냥 상품을 구입하면 준비할 것 없이 인솔자가 이끌어주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짧은 시간 동안 유명한 곳을 둘러볼 수 있고 더불어 설명도 들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친분을 쌓을 수도 있다.
어떤 여행이든 단점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들이 있기에 나쁜 여행은 없다.
누군가는 편안한 여행을 선호하고, 누군가는 익스트림한 여행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자동차 여행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왜 힘들게 그 길을 걷고 있냐' 고 물었다. 나는 걷는걸 좋아한다. 평소에도 되도록이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걸으며 사진을 찍길 좋아하고, 산책을 좋아하고, 트레킹을 좋아하고, 도보 여행을 즐겨왔다. 걷는 동안의 감정들, 기분, 그리고 그 속에서 오는 많은 맑음들을 사랑하기에 여행을 하면 늘 걸었다. '왜 걷는 여행을 해요?' 라는 질문과 '왜 힘들게 걷고 있냐?'라는 질문은 참 많은 다른 감정들이 느껴진다. 질문에 이미 편견이 담겨 있는 사람들에겐 나의 여행의 즐거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우리에게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떤 것이 먼저 올지 모른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편견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곳은 너무 멀다보니 일정을 짧게 가면 아쉽자나, 그 곳은 너무 가까워서 언제든 갈 수 있자나? 라는 아주 근본적인 생각부터, 어느 지역은 어느 계절에 가야만 좋고, 어느 도시는 누구와 함께 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곳이라는 다양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걷는 여행은 힘들고 바닷가 어느 리조트에서 보내는 휴가는 편안하다는 것도 편견이다.
사람들은 나의 여행 강연을 듣고 난 후,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 도시는 겨울엔 별로에요?' '혼자가도 괜찮나요?' 와 같은 질문들을 말이다.
Q. 10월의 파리는 비가 많이 온다면서요? 그럼 너무 별로지 않아요?
A. 반짝이는 돌 바닥에 비친 파리의 모습은 비오는 날에만 만날 수 있어요! 게다가 비가 오는 소리를 들으며 어느 노천 카페에 앉아 마시는 에스프레소의 진한 향기도 오직 비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답니다!
티벳 속담 중에 우리에게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떤 것이 먼저 올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내가 꼭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버킷리스트 여행지가 있다면, 그 곳에 갈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혼자이든, 누군가와 함께하든 내가 지금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해야 한다. 떠나고 싶은데, 이런 저런 핑계로 떠나지 못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곳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핑계를 찾기 전에, 여행을 떠날 이유를 만들어보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하고 싶은 여행이 있다면, 지금 여행을 떠나보자!
더 늦기 전에...
글.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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