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봐, 이런 맛은 처음이지!”

추억의 생라면

by 홍작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긴 파마머리의 국어 선생님이 시를 암송하기 시작했다. 눈은 지그시 감고 특유의 애교 넘치는 콧소리로 감정을 과다하게 담아 읊었다. 선생님이 운율을 강조해 읽을 때마다 아이들은 피식거리며 웃었다. 반장이었던 난 늘 선생님과 아이들의 눈치를 동시에 보았는데, 덕분에 시에 온전히 빠져 감상할 수도 아이들처럼 비웃을 수도 없었다.

그때였다. 짝꿍이 뭔가를 건넸다. 가늘고 긴 것이 손에 잡히는 순간 본능적으로 알았다. 선생님에게 들켜선 안 되는 거라는 걸. 놀란 눈으로 짝꿍을 쳐다보자 짝꿍은 태연하게 선생님을 바라보며 가늘고 긴 것을 쪽 빨았다. 순식간에 하얀 덩어리가 비닐을 타고 짝꿍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나를 돌아보며 씩 웃었다. 네 차례야,라는 듯. 난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먹어봐.”

“선생님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눈 감은 사람이 어떻게 봐?”

짝꿍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선생님은 여전히 눈을 감고 온 몸으로 시를 낭송하고 있었다.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먹으면서 들어. 모두 그러잖아.”

짝꿍은 턱으로 아이들을 가리켰다. 거울을 보는 아이, 잠을 자는 아이, 도시락을 먹는 아이. 수업 태도는 달랐지만 모두 시를 듣고 있긴 했다. 하긴 시만 잘 들으면 되니까. 생각을 바꾸니 시도 잘 들렸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짝꿍이 건넨 가늘고 긴 것은 아폴로라는 불량식품이었다. 엄마가 불량식품은 절대 먹지 말라고 했는데. 난 망설였다.

“왜 또?”

“엄마가 불량식품 먹지 말랬어.”

“하, 누가 범생이 아니랄까봐. 여긴 엄마가 없고. 엄마가 모르면 안 먹은 거야.”

짝꿍의 생각은 언제나 단순명료했고 설득력이 있었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난 아폴로를 앞 이에 물고 밖으로 살살 뺐다. 가늘고 긴 것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내용물을 빼는 방법이었다. 이론상으론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맛을 느끼기엔 너무 작은 양이었다. 먹은 것보다 비닐 안에 남아 있는 양이 너무 많았다. 남은 것을 먹기 위해 비닐 채 씹기 시작했다. 그러자 짝꿍이 참견했다.

“비닐까지 씹어 먹겠네. 자 봐. 먼저 엄지랑 검지로 전체를 어루만져. 그러면 딱딱했던 게 말랑해지지.”

신기했다. 짝꿍의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아폴로가 말랑말랑하게 바뀌었다.

“말랑해지면 앞을 조금 베어 먹어 공기구멍을 만든 후 뒤 쪽에서 쪽 빨아. 한 번에 쪽! 그러면 이렇게 깨끗하게 나오지.”

짝꿍이 손에 든 비닐과 혀를 내밀어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하나였던 녀석이 둘로 완벽하게 분리 되었다. 신기했다. 뭐든 배우는 걸 좋아했던 난 아폴로에 집중했다. 까다로운 녀석일수록 더 집중하게 되니까. 그러나 엄지랑 검지로 전체를 어루만져 말랑해지는 것까지는 할 수 있어도 마지막에 쪽 빨아서 깨끗하게 분리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한 번에 쪽! 쪽 빨라고!”

한 번에 쪽! 한번에... 쪽!! 주문처럼 짝꿍의 말을 되풀이하며 아폴로를 빨았다. 순간 흰색의 내용물이 빨려 올라왔다.

와! 해냈다! 해냈어! 이 어려운 일을 내가 해냈어! 먹었다고!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 순간 국어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발골이라도 하듯 나의 내장과 뼈를 갈라내는 눈빛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딸꾹. 딸꾹.

긴장하자 딸꾹질이 나왔다. 이젠 아이들까지 쳐다보았다. ‘반장이라는 녀석이 수업시간에 그것도 선생님 몰래 불량식품이나 먹고 잘 하는 짓이다’, ‘꼴좋네. 우리에겐 하지 말라고 그렇게 야단치더니 정작 자기 자신이 하고 있네.’라고 비웃는 것 같았다. 이대로 사라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딸꾹. 딸꾹.

젠장. 딸꾹질이라도 멈췄으면 좋겠네. 그때였다. 기적처럼 종이 울렸고 영혼까지 발골하듯 무섭게 노려보던 선생님이 말했다.

“종이 살린 줄 알아.”

선생님이 교실을 나서는 걸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업시간에 먹은 게 무슨 큰 죄라고. 사람을 살리고 말고 해? 안 그래?”

미안했는지 짝꿍이 말했다. 사건의 발단인 짝꿍이 얄밉긴 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었다. 수업시간에 몰래 먹었다고 죽을 죄는 아니지.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그렇게 생각했더니 잔뜩 주눅 들었던 마음이 펴지며 딸꾹질도 멈췄다. 뭔가 든든했다. 뭔가 따듯했다. 뭐랄까 내 편이 생긴 느낌이랄까. 놀기 좋아하고 단순해 늘 내 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짝꿍이 새롭게 보였다.

“가자!”

“가자니? 어딜?”

“요 앞 문방구에.”

‘문방구에 가려면 교문을 나가야 하는데. 집에 가기 전까진 교문을 나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아시는 날엔..’까지 생각하는데 짝꿍이 물었다.

“왜? 선생님한테 혼날까 무서워?”

“그게 아니라. 수학 숙제는 했어?”

“안 했어.”

“너 어쩌려고 그래? 내가 도와줄게. 빨리해.”

진심으로 짝꿍이 걱정이 되었다. 선생님이 전교 꼴찌 짝꿍과 전교 일등인 날 같이 앉힌 건 이유가 있었다. 짝꿍이 수학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생님 말도 안 듣는 짝꿍인데 내 말은 들겠는가. 선생님의 계획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

“겁쟁이.”

짝꿍이 날 비웃으며 교실을 나갔다.

“겁쟁이라니. 누구보고 겁쟁이라는 거야?. 아니. 숙제를 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것과 겁쟁이는 다른 이야기지.”

맹세코 난 문구점에 가려는 게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숙제를 하게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나 내 의지와는 다르게 어느새 난 문구점에 도착했다. 문구점에 도착해서야 난 왜 선생님들이 쉬는 시간에 가지말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곳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10평도 안 되는 좁은 문구점에 수 십 명의 아이들이 밀고 밀리며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과자 하나를 두고 싸우는 아이들, 그 좁은 곳에서 넘어져 밟혀 비명 지르는 아이, 그 모습이 흡사 먹이를 향해 달려드는 좀비 떼 같았다. 처음 보는 광경에 멍하니 정신을 놓고 서 있자 짝꿍이 나섰다.

“일단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 거기 쫀드기랑 어포, 얼른 집으라고.”

“쫀드기라니, 쫀드기가 뭐야?”

내 질문과 함께 짝꿍은 이미 아이들 사이로 사라졌다. 쫀드기를 찾아 주춤거리는 순간 누군가는 내 발을 밟았고, 누군가는 내 머리 위로 손을 뻗었고, 옆구리 쪽으로 누군가의 엉덩이가 들어왔다. 몸이 뒤틀렸다. 악!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도 듣지 못 하는 듯, 아니 듣지 않는 듯 내게 관심이 없었다.

문구점 바닥에 내동댕이처져 있는 날 세운 건 짝꿍이었다.

“쫀드기 하나 못 건지고. 참 못 났다.”

그랬다. 짝꿍 세계에서 난 얼뜨고 못난 열등아였다. 뭔가 억울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수업 종 쳤어. 빨리 가자. 선생님에게 혼나겠다.”였다.

“넌 하고 싶은 거 없어?”

그땐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수업 종 쳤다고. 빨리 가자고. 숙제 안 했다며!”

난 짝꿍을 끌었다. 내 머리엔 이미 화난 수학 선생님과 잔소리 수학 시간, 괴로운 숙제뿐이었다.

“알았으니까. 일단 이것부터 먹어. 우리 엄마 말이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했어.”

짝꿍이 손을 뿌리치더니 과자를 건넸다. 묻고 따지고 할 때가 아니었다. 난 얼른 입에 넣고 미적거리는 짝꿍을 끌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처음 씹어보는 식감이었다. 잘 튀겨진 과자도 이렇게 바삭거리진 않을 것이다. 이어 날 것의 밀가루 맛 뒤로 매콤하고 짭짭한 맛이 혀를 자극했다. 그리고 단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처음 먹어본 듯 굉장히 인상적이고 맛있었지만 어딘지 모를 익숙한 맛이 느껴졌다. 난 잠시 수업도 선생님도 잊고 물었다.

“뭐야? 이거?”

“늦었다며 빨리 가자.”

짝꿍이 손가락을 쪽쪽 빨며 앞장서 걸었다. 그제야 짝꿍이 들고 있는 라면봉지가 보였다. 아, 젠장. 생라면이다. 생라면을 먹었다. 생라면 먹으면 회충 걸린다고 했는데. 퉤퉤. 난 입에 남아 있던 생라면을 뱉어냈다.

“악! 회충! 회충! 회충!!”

“어디? 어디? 회충이 있어?”

놀란 짝꿍이 겅중겅중 뛰면서 물었다.

“생라면 먹으면 회충 걸린데.”

“뭐 회충? 누가? 네 엄마가?”

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깔깔깔깔깔깔. 짝꿍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놀리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오늘은 꼭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야지. 도저히 짝꿍이랑 같이 앉기가 싫었다.

“하튼 엄마들이란. 너무 맛있어서 그런 거야. 라면이 너무 맛있어서 생으로 먹을까봐. 우리 엄마도 그랬어. 그런데 내동생이랑 생으로 한 박스 다 먹었거든. 근데 멀쩡해. 회충 같은 거 없어.”

“아냐.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냐! 우리가 먹는 거 아끼지 않는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날 난 진실을 알았다.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더럽게 회충을 들먹이며. 하지만 엄마 마음도 모르는 것도 아니다.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라면을 주전부리로 먹어치우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 더 어려워질까 염려되어 한 말이라는 걸. 그래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우린 수학 시간에 늦었다.

“왜 늦었어?”

교실 문을 열자마자 불호령이 떨어졌다. 각오는 하고 들어왔지만 머리로 짐작하는 것과 온몸으로 체험하는 건 확실히 달랐다.

“화장실 좀 다녀오느라...”

두려움은 내 양심을 잠식했다. 난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뻔한 거짓말. 수학 선생님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정말 화가 났다는 뜻이었다.

“뭐? 화장실? 화장실 다녀왔다는 녀석이 라면을 들고 있어?”

“이거 집에서 가져온 거예요. 집에서 가져와 쉬는 시간에 먹다가 남은 거예요.”

짝꿍이 발뺌했다. 그러자 더 화가 난 수학 선생님.

“그러니까 지금이 쉬는 시간이냐고!”

우린 할 말이 없었다. 아니 핑계를 대봤자 본전도 못 찾을 걸 알았다.

“그리고 너! 전교 일등이 모범을 보여야지. 전교 꼴등 공부 가르치라고 붙여놓았더니 못 된 짓만 배우고! 이래서 서울 애들이랑 경쟁하겠어?”

난 고개를 숙였다. 수학 선생님 말에 동의해서 숙인 게 아니라 듣기 싫어서 고개를 숙였다. 솔직히 난 서울 애들이랑 경쟁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 그냥 지금 이곳, 사북에서 영원히 살고 싶었다. 사북만큼 잘 아는 곳도 없고, 이곳은 곳곳이 추억의 장소니까. 추억의 장소를 떠나 서울로 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전교 일등이 되자 모두들 서울로 유학을 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난 전교 일등이 싫었다. 하지만 전교 일등이라 좋은 것도 있었다. 전교 일등에겐 선생님도 약하다는 것. 그래서 같이 나쁜짓(?)을 해도 전교 일등은 덜 혼난다는 것. 하여 시작된 선생님의 짝꿍 몰이.

“넌 뭐하는 놈이야! 공부를 못 하면 말이라도 잘 들어야지. 니가 꼬들겼지? 얌전하고 착한 부용이 니가 꼬들겨 데리고 나갔지?”

이번엔 짝꿍이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 말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듣기 싫어서 숙였다는 걸 안다.

“너 이번 수학 점수 몇 점인 줄 알아? 15점이야. 15점. 어떻게 15점을 맞을 수가 있어? 네가 그 유명한 답사이로막가야? 어쩜 그렇게 답을 피해 가니? 아니. 생각해보니 약오르네. 너 일부러 그런 거야? 일부러 나 골탕먹이려고 그런거지? 한 번호로 찍어도 20점은 넘겠다. 그런데 그것도 안 한 거잖아. 날 놀리는 거지? 놀리는 거 맞지?”

수학 선생님이 지휘봉으로 짝꿍의 배를 찔렀다. 또 시작이다. 아마도 분이 풀릴 때까지 짝꿍의 배를 찔러댈 것이다. 전에도 그랬다. 짝꿍이 쓰러질 때까지 찔러댔다. 다음날 짝꿍의 배가 시퍼렇게 멍이 들었었다. 배를 보여주며 웃고 있던 짝꿍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웃음이 슬퍼서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나서면 짝꿍이 더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난 침묵을 택했다. 폭력만큼이나 폭력을 지켜보는 것도 끔찍한 일이다. 너도 잘못하면 이렇게 맞을 수 있어,라는 무언의 폭력이며 협박이기에 우리의 영혼을 멍들게 한다. 그 후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도. 그때 눈치 챘어야 했다.

다음 날 짝꿍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수학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 두었다는 둥, 짝꿍이 죽었다는 둥. 짝꿍이 남자들이랑 어울려 임신을 했다는 둥 말도 안 되는 기분 나쁜 소문들. 난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짝꿍의 빈자리를 볼 때마다 불길한 예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날 오후 수업이 끝나자 담임이 나를 불렀다.

“소향이 죽었다. 반장인 네가 대표로 조문하러 가자.”

쿵하고 심장이 내려앉으며 뒷덜미가 서늘해졌다. 믿을 수가 없었다. 믿을 수가. 어제까지만해도 웃고 떠들었던 아이인데. 죽다니. 이제 볼 수 없다니. 실감나지 않았다. 소향이 어머니가 건넨 유서를 보고도 난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아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이런 상황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으니까. 뭐랄까. 숨박꼭질을 하는 느낌이었다. 술래를 오래하고 있는 느낌. 언제라도 짜짠!하고 소향이가 나타날 것 같은데. 그런데 소향이는 봄이 지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고, 겨울이 내리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소향이가 나타나지 않았기에 우리의 게임은 계속 되었고 난 마냥 기다렸다.

새 학년 책을 받고 돌아온 날. 난 라면을 끓이려다 무심코 라면을 부셔 스프를 뿌리고 쉐키쉐키 흔들어 입에 넣었다. 바사삭. 생라면이 입 안에서 부서지는 순간. 짜짠!하고 소향이가 나타났다. 환하게 웃으며 소향이가 나타났다.

“넌 하고 싶은 거 없어?”

그때서야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선생님이 시키는 것만 하는 범생이 아닌, 엄마가 말하는 것만 빠르는 착한 딸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 소향인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걸 정확히 알고 원하는 대로 살았던 것일 수도 있다. 수학을 못 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대신 다른 것을 원하던 아이. 팔다리가 길어 모델이 되고 싶다던 아이.

난 그만 눈물이 터졌다. 으앙.

“너 왜 울어?”

주방으로 들어오던 엄마가 놀라 물었다.

“생라면 먹는다고 회충 생기는 거 아니래.”

“얘가 뭔 소리 하는 거야?”

“생라면 먹는다고 회충 생기는 거 아니라고!”

난 엄마를 향해 소리를 빽! 지르곤 울었다. 이제 소향이는 나와 생라면을 먹을 일 따윈 없을 것이다. 수업시간에 키득거릴 일도 없을 것이고, 수학숙제 걱정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날 나의 소향이는 죽었다.



p.s

선을 넘어봐야 선을 지키는 법도 아는 법. 나의 선을 일깨워준 나의 영적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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