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어느 산골 헌책방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이제 나의 목적지는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이다.’ 해발4000m의 오지에 티벳 불교의 성지중 하나인 마을이 있다. 약1만명이 이곳에서 수행을 하고 있으며 특히 비구니들의 수가 70% 이상이다. 강 건너편은 모두 비구니들의 숙소이며 남자들은 절대 출입금지된 여자기숙사 느낌이다. 어느 정보로는 다리를 건너 둘레길은 걸어도 된다고 해서 걷다가 비구니할머님께 혼났다. 밑에 있는 네모상자는 무덤인가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니 사람이 앉아있어서 놀랬다. 딱 앉을 공간만 되어있는 집이었다. 혹독하게 수행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이곳은 티베트인들에게 정신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이곳에 여러 통제를 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모여드는 승려들을 막기 위해 하루에 단 2시간만 전기를 공급하고, 집 짓는 것을 제한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생활에 제한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곳 승려들은 열악한 환경을 자부심과 긍지로 받아들인다. 그런 ‘야칭스’는 세상과 격리되어 오지에 조성된 비구니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티벳에는 특이한 장례문화가 있다. 천장 또는 조장이라는 것인데, 시체 처리를 조류에게 맡기는 장례법으로 하늘을 신성시하는 티베트인의 육체는 새에 의해 하늘로 운반된다는 승천의 의미가 있다. 시체가 있다면 하루에 한번 또는 두번 진행한다. 처음엔 비구니 50명쯤이 불경을 한참 읊다가 떠났고, 장의사가 나타나니 독수리가 한두마리씩 날아오더니 나중엔 어림잡아 200-300마리가 나타났다. 독수리들 크기가 엄청 커서 놀랬다. 장의사는 망치, 도끼, 칼로 시체를 부수고 찍고 자르더니 독수리들에게 신호를 보냈고 얌전히 기다리던 독수리들은 득달같이 쏟아져 내려오며 시체를 먹기 시작했다. 멀찌감치 떨어져 봐야하는줄 알았는데 장의사가 가까이와서 사진 찍으라고 했다. 그리고 독수리를 만져보라고 했는데 만지지는 못하겠더라. 장례 분위기가 심각하지 않아서 좋았다. 삶이라는게 농담처럼 살다가 농담처럼 사라지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싶다. 이 장례문화를 본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 날의 내 감정은 ‘알 수 없음’ 상태였다. 그냥 그 순간이 그저 아름다울 뿐.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영물인 독수리가 자신의 몸과 영혼을 하늘로 운반한다는데 얼마나 아름답지 아니한가. 좀 더 우주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계기가 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