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차 나들이, 마행처馬行處에 우역거牛亦去
생이지지生而知之란 본디 밝은 이입니다.
학이지지學而知之란 배운 만큼 아는이입니다.
곤이지지困而知之란 어렵게 하나씩 얻어 가는 이입니다.
차인 중에는 생이지지도, 학이지지도, 곤이지지도 있습니다.
품차品茶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다양한 흑차들을 처음 경험하게 된 곳은 고향의 동리였습니다.차계에 일찍 입문한 K선생이 복전이며, 천량차며, 금첨차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었는데, 보이차의 세계에 이제 막 발을 들여 놓은 샌님으로서는 그 맛과 향과 느낌에 대해 어안이 벙벙할 뿐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차의 종류도 다양하였지만 각각의 차에 딸린 역사와 문화와 품미는, 알려고 하면 알려고 할수록 체증만 더할 뿐이었습니다.차에 깊이가 없다는 사실이 때론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호기심과 의욕 하나로 흑차의 본바닥을 더듬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간 곳이 중국의 광저우입니다.
광저우는 차의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인 곳입니다. 여러 세기에 걸쳐 광저우廣州는 중국의 대서방對西方 창구가 되어 왔습니다. 많은 문물이 광저우를 통하여 중국으로 들어왔고, 중국으로부터 쏟아져 나갔습니다.
차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의류 도매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13행로十三行路가 지금도 그 당시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여러분이 차와 관련하여 광저우를 방문한다면 아마도 두 가지 경우 중의 하나일것입니다. 봄과 가을에 열리는 국제차박람회를 참관하거나, 방촌芳村 차시장을돌아보거나. 물론 둘 다여도 무방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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