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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Jan 31. 2019

만 2세 총총이의 아침을 깨우며

'내가 감히 너의 평온을 깨도 괜찮은 것일까.'

“일어나자, 총총아~”


기다리다 기다리다 더 기다릴 수 없을 때, 조도를 높이고 율동동요를 튼다. 만 2세 총총이의 기준으로는 아직 이른 시각이다.


재빠르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내의를 벗기고 기저귀를 갈고 새 내의와 활동복을 입힌다.  


내의를 벗길 때쯤이면 총총이도 뒤척이며 눈을 뜬다. 웃거나 혹은 울거나. 대부분 운다. 짜증도 낸다. 그 모습을 보는 마음은 당연히 좋지 않다.


곤히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는 건 부모의 특권


‘내가 감히 너의 평온을 깨도 괜찮은 것일까.’와 유사한 질문을 거의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한다. 답을 내릴 여유는 없다. 시간이 조여온다.


지난 1년 간의 경험을 통해 총총이를 웃게 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게 되었다. 결국 총총이는 웃으면서 등원을 한다. 그거면 되었다. 화도 내고 짜증도 냈던 과거가 스치운다. 부끄럽다.


어제 점심시간에는 총총이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작년 이맘때는 신입 원아 학부모였고, 올해는 재원 원아 학부모로서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들은 어느 학부모의 말씀: “어린이집 덕분에 제가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었고, 제 경력도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 총총이의 삶이 소중한 만큼 엄마의 아빠의 삶도 소중하지. 그 삶이 어떤 모습이든 말이야. 새해, 크고 작은 것들이 바뀌겠지만, 계속 지금처럼 ‘균형’과 ‘조화’ 속에서 ‘성장’과 ‘행복’을 찾으려 부지런히 움직여보자.


고맙다. 오늘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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