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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Feb 25. 2019

“아들아, 하다보니 되더라”

“물론 가끔 안 될 때도 있지만…”, 아빠가 해주고픈 이야기

주지의 사실 하나. 총총이는 공룡을 좋아한다. 공룡‘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아무튼 현재로서는 공룡을 가장 좋아한다. 문득 총총이가 언제쯤 공룡을 좋아하지 않게 될지, 또는 공룡보다 더 좋아하는 게 생길지 궁금하다. 그 언제의 순간은 어떻게 올까.


공룡을 좋아하는 총총이가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공룡 퍼즐’ 맞추기다. 서점에서 산 이 공룡 퍼즐은 7조각, 10조각, 12조각, 15조각 네 종류가 있다. 처음 이 퍼즐을 만질 때는 7조각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한 번에 퍼즐 네 개를 다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반복적으로 시도한 덕분에 퍼즐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진 것 같다.


다른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총총이도 처음부터 혼자 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조금 해보는 듯 하다가 “아빠. 이거 해줘!” 아니면 “아빠. 도와줘!” 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총총이가 혼자 해 봐.” 였는데, 그러면 총총이는 짜증 섞인 울음을 냈다. 어쩔 수 없이 도와주게 된 나는 도와주는 ‘척’을 했다. 그렇게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음, 잘 안 되는데?”



그걸 보던 총총이는 ‘아빠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혼자 해보기 시작한다. 물론 잘 안 된다. 몇 번 하다가 실패하고 다른 놀이로 옮겨가기도 한다. 나는 그러려니 한다. 그러다 다시 와서 퍼즐을 잡고 끙끙 앓다가 다시 포기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된다. 신기하게 된다. 의기양양 “아빠, 이것 봐!” 소리치는 총총이. 나는 그런 총총이를 대견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우와 총총아 결국 해냈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니깐 되었지.” 라고 격려해준다.


“하다보면 된다.” 이건 사실 애매한 말이다. “하면 된다” 쪽이 훨씬 강력하게 들린다. 마스터 요다는 “한다 아니면 안 한다 뿐이다. 그냥 한 번 해본다라는 건 없다.”(Do or Do not. There’s no try.)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는 총총이에게 계속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은 것 같다. 때로는 안 될 때도 있겠지만, 그건 상관없다. 당장에 잘 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며 그 감정에 힘겨워 하기보다는 도전의 과정을 즐겼으면 한다.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리라는 낙관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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