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나 하나를 돌보게 되면 그게 어른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을 때, 그때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총총이를 돌보면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나 하나만 생각하며 살았고, 다른 사람을 돌보기보다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돌봄을 받는 것에 익숙했다.
처음 총총이를 돌보게 되었을 때의 막막함, 갑작스런 상황 변화가 초래한 마찰열 같은 우울함을 모두 기억한다.
이제 나를 낳고 길러 세상에 내보낸 어머니가 나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날이 언젠가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이를 줄은 몰랐다. 그래서 당황스러웠고, 막막했고, 역시 우울했다.
그러나 총총이를 돌보았던 경험이 어디 가지 않고 내게 남아있었다. 어머니를 안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속도에 발을 맞추었다.
비록 어머니가 아프지만, 떠듬떠듬이나마 대화할 수 있고 어머니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