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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Mar 19. 2019

달빛을 쫓는 아이

어린이집 하원길. 카시트에 앉은 총총이가 차창 밖을 올려다본다. 뿌연 하늘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달을 발견한 총총이는 기쁜 목소리로 이런저런 말을 한다.


어제는 총총이와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아빠 저기 달님이다 왜 달님이 있어?
― 응 햇님이 집에 가고 달님이 온 거야 총총아

햇님이 왜 집에 갔어?
― 응 햇님은 밤 되면 집에 가고 밤에는 달님이 오는 거야

왜 밤이 되는 거야?
― 응 지구가 주먹처럼 둥글게 생겼거든 이렇게 돌면서 햇님도 왔다가 달님도 왔다가 하는 거야 어때 신기하지

안 신기하지
― 그래? 아빠는 신기하던데~

맞네 아빠 말이 맞네에~ 신기하네에~ 이쁘다 참
― 뭐가 이뻐?

하늘이 이뻐 참 이쁘다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총총이는 건물에 가렸다 나타났다 반복하는 달빛을 쫓으며 신기하게 바라본다.


집 주차장에 차를 대고 현관으로 걸어갈 때에도 총총이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 어디에 달님이 떠 있는지 찾는 눈빛이 집요하다.



어제는 달빛을 바라보며 뒤돌아 서서 걸었다. “총총아, 저 달에 토끼가 살고 있대.”라고 말할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하다 그만뒀다.


토끼 만나러 달에 가자고 할 것 같아서. 그땐 무슨 답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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