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하원길. 카시트에 앉은 총총이가 차창 밖을 올려다본다. 뿌연 하늘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달을 발견한 총총이는 기쁜 목소리로 이런저런 말을 한다.
어제는 총총이와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아빠 저기 달님이다 왜 달님이 있어?
― 응 햇님이 집에 가고 달님이 온 거야 총총아
햇님이 왜 집에 갔어?
― 응 햇님은 밤 되면 집에 가고 밤에는 달님이 오는 거야
왜 밤이 되는 거야?
― 응 지구가 주먹처럼 둥글게 생겼거든 이렇게 돌면서 햇님도 왔다가 달님도 왔다가 하는 거야 어때 신기하지
안 신기하지
― 그래? 아빠는 신기하던데~
맞네 아빠 말이 맞네에~ 신기하네에~ 이쁘다 참
― 뭐가 이뻐?
하늘이 이뻐 참 이쁘다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총총이는 건물에 가렸다 나타났다 반복하는 달빛을 쫓으며 신기하게 바라본다.
집 주차장에 차를 대고 현관으로 걸어갈 때에도 총총이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 어디에 달님이 떠 있는지 찾는 눈빛이 집요하다.
어제는 달빛을 바라보며 뒤돌아 서서 걸었다. “총총아, 저 달에 토끼가 살고 있대.”라고 말할까 말까 몇 번을 고민하다 그만뒀다.
토끼 만나러 달에 가자고 할 것 같아서. 그땐 무슨 답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