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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박세희 Oct 13. 2020

아이와 함께 다니면 인사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억지 인사가 차라리 낫지 않을까

인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내가 인사를 잘 하고 살고 있는가 하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나도 불편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나를 못 봤길 내심 바라면서 지나쳐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인사를 잘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 때문에 아이와 함께 다닐 때는 더 자주 더 많이 더 크게 인사를 하게 된다. 어린이집 등하원 길에 만나는 거의 모든 분들께 인사를 한다. 그러면 함께 있는 아이도 덩달아 인사를 한다. 그 모습을 보는 게 좋다. 사람들도 내가 하는 인사보다 아이가 하는 인사를 더욱 반갑게 맞는다.


Hi


문득 든 생각인데 아이도 내가 자기와 함께일 때 유독 자주 많이 크게 인사를 한다는 걸 눈치챈 것 같다. 아이들은 의외로 눈치가 빠르다. 그리고 아빠인 내가 자기에게 무엇을 바라는지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은 어른이 가르치지 않은 것들까지 배운다.


우리는 마음에서 우러난 것을 억지로 꾸며낸 것보다 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마음에서 우러난 말, 행동은 정말 귀하다. 그러나 인사 만큼은 억지로 꾸며낸 것 역시 가치를 인정해주면 좋겠다. 상대를 위해 따뜻함과 반가움, 상냥함을 꾸며내는 건 그 자체로 고운 마음이다.


설령 아이가 나의 억지 인사를 알아챈다 하더라도, 그게 교육적 목적이 깔려 있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나중에라도 어른이 되어 나처럼 아빠가 되었을 때, 꼭 자신의 아이에게도 그 억지 인사를 가르쳐줬으면 좋겠다. 절로 밝아지는 세상은 없어. 누구 하나라도 먼저 시작을 해야지. 


그 시작이 누군가에게 건네는 상냥한 인사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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