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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박세희 May 09. 2020

시간을 함께 하는 아빠이고 싶다

어버이가 되어 어버이날을 맞는 기분이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어버이날. 특별히 다른 건 없다. 어머니 생각은 늘 많이 하고 있다. 슬픔도 감사함도 아쉬움도 모두 그대로다.


어버이날을 맞아 양가 부모님께 감사인사와 함께 용돈을 보내드렸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않고 있는 총총이는 그제가 어버이날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작년 오늘의 기록을 보니 총총이가 어린이집에서 만든 카드를 받았었다. 그때 아래와 같은 기록을 남겼다.




어버이날이라고 어린이집에서 만든 카드, 가족사진을 담은 액자 그리고 짧은 영상까지 선물 받았다.


어린이집에서 보내주신 영상의 첫 장면에 총총이가 등장


어린 시절, 나와 누나가 카네이션을 사서 달아드릴 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기분이셨을까. 나는 아직 좀 쑥쓰럽고 어색하다.

총총이가 어버이 은혜를 너무 당연하게도 너무 거창하게도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에게 고마운 존재이니까. 계속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살자구나.

과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날’을 핑계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고맙다, 총총아.




어린이집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써서 보내달라고 한다. 잠시 고민했다. 다른 학부모들이 쓴 글들도 읽어보았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 뿐이었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아빠.


이별은 예정되어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느꼈다. 누군가 사라지면, 그를 보내주어야 한다. 내가 사라질 때는 그들이 나를 보낼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언젠가 이별하겠지만, 이별의 순간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함께 하는 지금에 더욱 집중하고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


“많은 시간”에서 ‘많이’의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당연히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이일 것이다. 함께 하는 순간을 소중함을 알고 그 우선순위를 놓치지 않는다면, 그건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이에 부합하지 않을까.


나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아빠이고 싶다. 어버이날을 맞아 또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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