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chpapa Apr 06. 2018

육아는 행복합니다, 정말입니다

그렇지만, 삶은 고통이죠. 고통의 연속입니다...

며칠 혼자 애를 보고 있는데 문득 머리를 스치는 말이 있었다: “삶은 고통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아이와 함께 하는 그 시간이 어찌 행복하지 않으냐고 물으신다면, 아뇨, 저기..., 행복합니다. 행복하긴 한데요. 그건 그거고요...


내 몸뚱아리 하나만 시중 들면서 살다가 나보다 훨씬 여리고 약한, 그래서 손이 많이 가는 아이를 돌보면서 생활하려니 혼이 나간 듯 진이 빠지고 살도 빠졌다. ‘마음 편히’ 있었던 순간이 손에 꼽는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까지는 계단 한 칸씩 한 칸씩 착착 오르는 느낌이었는데 그렇게 낳은 아이를 키우는 일부터는 난이도가 갑자기 확 높아지는 이 느낌은 대체 무엇일까.


아이를 기르는 일은 가족 및 주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외벌이로 살며 누나와 나를 키우셨던 과거 우리 부모님을 떠올려도 그랬고, 맞벌이로 살며 총총이를 키우고 있는 우리 부부를 봐도 그렇다. 이제 막 엄마가 된 한 친구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아기 돌보기란
혼자 하면 지옥이고
둘이서 하면 버틸 수 있고
셋이 하면 아기와 즐길 여유가 있고
넷이 하면 한 명은 돈 벌러 나갈 수 있다
무조건 집에 사람 많은 게 장땡이


부부 두 사람의 힘만으로 아이를 기른다? 니네 둘이 낳았잖아, 그러니까 니네 둘이 키워야지. 도식적으로는 맞는 말인데, 우리 부부를 포함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게 깔끔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역세권보다 낫다는 처세권. 이 말을 들으면 느낌이 빡 오지 않는가.


무조건 사람 많은 게 장땡이


저출산 문제(문제...인가?) 해결방안에 집값 문제가 엮이는 이유는, 추측컨대, 유배우 합계출산율 2.23 → 일단 결혼을 하면 2.23명은 낳는구나 → 그럼 결혼을 많이 시키면 되겠다 →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신혼집 마련이 어렵다며? 정도의 사고과정이 깔려있기 때문이겠지.


나는 인구정책 전문가도 아니고 저출산 관련 깊이 판 적도 없지만, 저출산을 단순히 ‘비용 문제’로 설명하기에는 뭔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오랜 기간에 걸쳐 아주 서서히 우리 사회의 문화가 아이를 환영하지 않는 쪽으로 바뀌어 온 것 같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매거진의 이전글 어린이날 맞이, 육아 난이도 극상 퀘스트 공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