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마지막 달리기를 마치고

2020년 달리기 결산 + 달리기 습관 형성을 위한 팁 공유

by 총총파파 다이어리

올해 마지막 달리기를 마쳤습니다. 추웠네요. 영하 12도. 평소 입던 차림에서 등산 잠바를 하나 더 입었는데도 스산한 기운이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어요.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와 입이 얼어붙는 것 같았고요. 편의점에서 산 음료를 들고 뛰는데, PET 안의 음료가 살얼음이 되었어요.


IMG_4864.JPG Iced 포카리 스웨트...


오늘 달린 코스는 동작충효길 6코스 동작마루길 입니다.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에서 출발하여 국사봉과 살피재를 지나 역시 7호선 숭실대입구역으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공식 코스는 여기서 현충원 쪽으로 좀 더 가야하는데 저는 아침 일정이 있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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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충효길 6코스 동작마루길


달리기를 중심으로 올해를 돌아보는 글은 이미 남긴 바 있습니다(아래 링크). 이 글에서는 올해의 달리기 그 자체를 회고해보려 합니다.


▶︎ 달리기를 중심으로 2020년을 돌아본 글: https://brunch.co.kr/@chchpapa/246


달리기 기록은 NRC 앱을 사용했습니다. 애플워치와 아이폰을 통해 기록했습니다. 12월부터는 아이폰에서 Strava 앱도 함께 사용했습니다. NRC와 Strava 기록이 완전히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기록은 일단 NRC 앱을 기준으로 합니다.




2020년에는 총 75회 달렸습니다. 총 누적 거리는 435.8km 입니다. 회당 5km를 조금 넘게 달린 셈입니다.


가장 많이 달린 달은 12월(25회), 4월(20회), 11월(14회) 순입니다. 12월에는 총 171.21km를 달려서 NRC Platinum 뱃지를 받았습니다. 한 해의 마무리로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1월과 2월, 7월과 8월엔 단 한 번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추위와 더위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2020년 달리기 거리 및 횟수 기록 최종


가장 많이 달린 장소는 여의도, 한강대교(노들섬), 집 근처 용마산 산책길이었습니다. 여의도 한 바퀴는 여러모로 매력 넘치는 달리기 코스입니다. 동트기 전에 달리기 시작해서 한강대교에서 일출을 볼 때의 감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새벽 일찍 용마산에서 운동하는 분들을 보며 자극을 받았습니다.


주로 혼자 달렸고, 좋은 모임을 만나 같이 뛰기도 했습니다. 대화하며 달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오버 페이스를 하지 않고 차분하게 달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예전엔 스스로를 ‘러너’라 칭하는 게 어색하고 쑥쓰러웠습니다. 러너의 자격이 따로 있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어디선가 “걷지 않고 10km를 달릴 수 있으면 그 사람은 마라토너라 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그런 기준들이 저를 옭아맸던 것 같습니다.


예전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새해엔 그 생각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져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달리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사람은 누구나 러너라고 생각합니다. 달리는 거리와 시간, 속력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끝으로, 달리기 습관을 만들고픈 분들을 위해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팁을 적어봅니다:


1/ 달려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기

2/ 불현듯 걷기, 우선은 걷기

3/ 걸으면서 걷는 즐거움을 찾기

4/ 이렇게도 걷고 저렇게도 걸어보기

5/ 한 번도 걷지 않은 길로 발이 가는대로 걸어보기

6/ 걷고 걷다가 불현듯 달려보기

7/ 달리다 숨이 차면 그냥 걷기

8/ 숨이 돌아오면 다시 조금 달려보기

9/ 거의 걷는 속도로 아주 천천히 달려보기

10/ 달리면서 달리는 나를 알아가기

11/ 의외로 달리는 게 즐겁다면 계속 달려보기

12/ 달리기를 기록하되 거리와 시간, 속력엔 개의치 말기

13/ 달리기 전후로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충분히 하기

14/ 목표를 세우는 건 좋지만 달성하지 못해 괴로워 하지 말기

15/ 절대 무리하지 말기 - 몸/마음에서 무리라고 느껴지면 바로 쉬기

16/ 충분히 쉬고 즐거운 마음이 들 때 다시 달리기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고 즐거움을 유지하면서 달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주 달리고 싶고 매일 달리고 싶어집니다. 그런 마음이 없이 자주 달리고 매일 달리는 건 어떤 의미에선 참 대단한 것이지만, 저는 그렇게 달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2021년엔 더 많은 분들이 “나는 러너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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