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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Jan 04. 2021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

야스토미 아유무 저, ⟪단단한 삶⟫ (유유, 2018)

마지막 장을 덮고도 계속 곱씹어지는 책이 있는데, 지난 달에 읽은 야스토미 아유무 저, ⟪단단한 삶 - 나답게, 자립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유유, 2018)가 그렇다.


“타인에게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은 ‘자립’한 것이다.”


이 책의 1장 ⟨자립에 관하여⟩에는 30대 후반 무렵 매일 자살을 고민하던 저자가 “배우자 마음에 딱 드는 좋은 남편상을 주입받고, 나의 인격 중 배우자가 선호하는 부분만 인정받았으며 그 외의 부분은 무시당하고 짓밟혔”던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는 “배우자가 자신에게 깊은 죄의식을 갖게 했”고, 그로 인해 “배우자의 정신적 노예가 되었”다고 쓴다. ‘정신적 노예’라니…. 표현이 조금 지나치지 않나 싶었지만, 저자가 느낀 걸 표현으로 옮긴 것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자신이 배우자에게 쉽게 지배당한 건 어머니에게 갖고 있던 무의식적인 ‘공포심’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저자의 어머니 역시 저자가 가진 특질의 어느 부분만을 계속 선호하고 전 인격을 받아들이는 것을 철저하게 거부했다고. 이혼을 결심했을 때도 특히 어머니가 철저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부모와 연을 끊는다. 친척과도 관계를 끝낸다. 친구, 동료가 저자의 삶의 방식을 두려워하게 되고, 저자를 떠나간다. “그러나 나는 고독해지지 않았습니다. ... 인간관계의 많은 부분을 잃었지만 그와 동시에 새로운 친구, 공동연구자를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Photo by Anthony Winter on Unsplash


새해다. 익숙한 관계 속에서 새 나를 발견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새 인연, 새 관계를 추구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좋은 관계를 맺어보란 이야기다. 이 책이 제시하는 좋은 관계의 기준은 참고할만 하다: 인간으로서 대등한 관계. 즉, 서로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관계.


“서로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는 말은
서로의 진짜 모습을 늘 탐구하고
자기가 만든 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친구 덕분에 자기 혐오를 벗어났다고 쓴다.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는 인간을 성장시킨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때, 인간은 자유롭다.


나는 요즘 자유롭게 쓴다. 편하게 쓴다. 나로부터 흘러나온 언어가 옳은지 그른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일단 쓴다. 그래도 괜찮다고 느낀다. 쓰기 전에도 쓰면서도 쓰고 나서도 자유를 느낀다. 이렇게 자유의 방향으로 가다보면 진짜 행복을 맛 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보인다.




이 책에서 추천된 책들 (중 국내 출간된 책) 메모:

위험한 논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4560887

힌두 스와라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969436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4469698

사랑의 매는 없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45662

사랑의 기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03299303

에티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92340

탄이초: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691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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