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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임밍아웃 후 쏟아졌던 태몽 제보들

아빠가 쓰는 출산기 (2)

산부인과를 다녀온 다음, 양가 어른들께 전화를 드렸다.


그때부터 아주 재미난 상황이 벌어졌다. 그 상황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근데 있잖니, 내가 태몽을 꾼 것 같구나.


라는 것이다. 네? 이게 무슨? 생긴지도 몰랐던 아이의 태몽을 미리 꾸셨다니? 


선뜻 믿을 수는 없었지만,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죄다 허언증일리도 없고…, 어디까지나 재미로 하고/듣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아래와 같이 기록해두었다.


장인어른 왈, 


장인어른의 친구분께서 꿈속에서 큰 물고기를 장인어른께 넘겨 주는 꿈을 꾸셨다는 얘기를 들으셨단다. 그것도 아주 최근에. 


그러니까 우리 아이의 태몽을 장인어른의 친구분께서 꾸셨다는 것인데…, 음…. (어쨌거나 '큰 물고기'라는 것에 만족.)


아버지 왈, 


있지도 않은 아버지 소유의 임야에 포크레인이 들어와 터닦기 공사 같은 것을 하고 있기에 당장 중단하라고 했더니 공사하던 사람들이 이미 아드님(=나)과 이야기가 끝났다고 하면서 강행하더란다. 황당해하시면서 뒤쪽을 바라보니 그 쪽에 엄청난 신도시가 조성되어 있는 것이 보였고 아 여기가 좋은 터로구나 생각하는 꿈을 꾸셨다고 한다.


아버지는 축하 이메일도 보내주셨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나오자, 실은 아내도 전날 밤, 많은 아이들을 돌보다가 한 아이가 아주 이뻐서 그 아이를 데리고 오는 그런 꿈을 꾸었다고 했다. (납치를?) 이건 정말 태몽스럽다. 


이렇게 하나 둘 이실직고 하는 분위기.


동서도 태몽 비슷한 것을 꾸었다고 했다. 처조카가 다른 남자아이 손을 잡고 걸어오는 꿈을 꿨다고.


잠깐. 나 빼고 다 꿨네?


그 뒤로 나도 혹시 태몽을 꾸려나 약간의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평소에도 꿈을 자주 꾸지 않고 꿈을 꿔도 기억을 잘 못하는 속 편한 사람이 사람이었므로. 


그나저나, 지금까지 나온 태몽을 종합하면, 아마도 ‘너’의 성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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