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chpapa 총총파파 Jul 14. 2022

아이들은 자란다

아이들은 자란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초근접 촬영하듯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부모의 특권이자 행운이다.


아이들이 커가는 걸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지도 몰랐던 기억들이 야 나 여기 있었어 하고 갑자기 일어난다.


반갑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을 만난다.


어린 시절의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건들도 지금의 나는 이해를 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다.


책을 2회독 할 때 같은 책이 다르게 읽히는 것과 비슷하다. 바둑을 구경하는 이들이 판세를 더 잘 읽어내는 것과도 비슷하다.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인 나는 물을 주고, 가끔 거름도 주고, 센 빛은 피하게 해주고, 너무 덥지 않게, 또 너무 춥지 않게 해준다.


그 정도를 할 뿐인데도 아이들은 정말이지 쑥쑥 무럭무럭 자라난다.


큰 보람이다. 나의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내 덕이다, 내 공이다, 으스대는 걸 경계해야지.


아이들은 자란다.


1을 주면 1보다 크게 돌려주면서 자란다.


내리사랑을 이기는 치사랑은 없다고 생각했었던 나는 아이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에 자주 놀란다.


아이를 포기하는 부모는 없다고 한다. 부모를 포기하는 아이 역시 없다. 천륜이라고 느끼는 것은 외려 아이 쪽일 것이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연을 맺은 사람들이니까. 아이들이 더 강하게 애착하고 표현한다.


그게 부담스럽고 책임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 큰 사랑을 알 길이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인 나도 지금보다 더 자라고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고 싶다…


(공감하시면 하트 뿍)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아이들이 직접 아빠로 고를 수 있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