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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박세희 Sep 19. 2022

나는 요즘 글쓰기가 즐겁다

지금 나는 9호선 샛강역 안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요즘 나는 글쓰기가 즐겁다. 실은 줄곧 즐겨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곳 저곳에 길고 짧게 참 많은 글을 써왔다. 그러니까 이렇게 브런치도 쓰고 있는 것이겠지.


심지어 학교를 다닐 때, 로스쿨을 다닐 때도, 답안을 쓰려고 빈 시험지를 받으면 신이 나기 시작했다. 돌아온 점수를 볼 땐 신이 나진 않았지만, 괜찮았다.


그래도 요즘처럼 글쓰기가 즐겁다는 자각을 했던 적은 없었다.


어제는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첫 수업이었는데, 교장 선생님이 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아니 내가 쓴 글을 칭찬했다. 잘 쓴 글이라는 그 말이 나는 그렇게도 듣고 싶었던 걸까.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스크 밖으로 그게 보였으려나.


글쓰기에는 정답이 따로 없다. 좋은 글 좋지 않은 글이 있을 뿐이지 옳은 글 그른 글이 따로 없다. 좋은 글 좋지 않은 글이란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평생 인생의 정답을 찾는 일에 몰두했던 나는 글을 쓰면서는 될대로 되라 하고 지르는 상쾌함을 느낀다.


글쓰기 수업의 교장 선생님은 이런 조언을 주셨다. “수치스러울 만큼 솔직하게 자신을 글에 드러내보세요.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고, 또 정죄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정답을 말하길 강요받았던 것 같다. 오답의 가치가 부정되는 세계에 살았다.


그러나, 언어의 바다에서 내가 걷어올리는 단어들엔 틀린 것들이 없다. 잘 만져서 재밌는 이야기 한 상을 차리면 그만이다.


계속 쓰고 싶다. 읽는 사람이 즐거운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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