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테니스를 어쩔꼬
지인 손에 이끌려 팔자에도 없을 줄 알았던 테니스 대회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결과는 2패. 조 3위로 끝났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 체력과 운동량으로 커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구력 앞에 체력은 가소로운 것이었습니다.
마치 솜씨 좋은 요리사가 펄떡이는 생선을 큰 수고 없이 처리하듯이 저희도 아주 가볍게 나가 떨어졌습니다.
두 번째 게임 상대방이었던 테니스회 회장님께서 저희가 짠하셨는지 가까이 오셔서는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본인은 초임 판사 시절 잠깐 배웠던 테니스를 최근에야 다시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꾸준히 하지 않은 걸 후회하신다고요.
본업에도 열중해야겠지만(강조), 취미 한두 개 정도(강조)는 꾸준히 하면 좋다고요. 한두 개 이상은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한 10년 정도 치면 지금보단 잘 칠 수 있지 않겠어요? 10년, 금방 갑니다.” 하셨어요.
10년, 긴 세월이라 생각했는데 10년이 금방 간다고 하시는 분의 말씀을 듣고 나니 이 테니스를 어쩔까 싶네요.
실은 레슨 받을 시간도 안 나고 해서 고이 접을 마음으로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가볍게 참가한 대회였거든요.
막상 해보니 내년 봄 춘계대회 때는 1승이라도 따내겠다는 오기가 생기기도 하고요. 정말이지 어쩔까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