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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Jul 23. 2024

아이들을 보며,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주문처럼 읊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매직

상담을 받고 왔습니다. https://brunch.co.kr/@chchpapa/450


이제 거의 일주일 된 거 같네요. 아주 아주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관점의 변화를 시도해 볼 힌트를 얻었고 용기를 얻었어요. 실제로 액션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바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않기로 한 거죠.


소세지 마냥 줄줄 달고 다니던 잔소리를 어떻게 갑자기 끊어냈느냐? 저의 방법은 아이들의 어떤 행동, 상태를 볼 때마다 너는 남이다, 너는 남이다, 너가 어찌되든 내가 알 바가 아니다, 내 인생이 아니다,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아무 책임이 없다... 하며 되뇌이는 것입니다.


좀 기괴하죠. 이 기괴한 방법이 효과가 놀랍게도 저에게는 효과가 있네요.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제가 저와 아이들을 동일시 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머리로는 알았죠. 아이는 타인이다. 아이는 언젠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서 새 가정을 꾸려야 할 독립적인 인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성공을 저의 성공으로, 아이의 실패를 저의 실패로 인식하고 있었나봐요. 그러니 자꾸 조급하고 여유가 없어졌지요.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러고 있었던 거에요. 그런 제 모습, 제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준 것이 바로 심리 상담이었습니다.


여하튼 지금은 마음이 좀 편합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학교에 늦을 것 같아도 그래 늦어라 늦는 게 뭐 대수냐 너가 늦으면 안 된다고 느끼면 알아서 고치겠지 아빠는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방관을 해봅니다. 집을 어질러 놓아도 그래 어질러라 너네가 너무 더럽다 느끼면 알아서 치우겠지 아빠는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외면을 해봅니다.


확실히 저의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으네요.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될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미리 나서서 막아주지는 말아야 겠습니다. 때가 되면 알아서 깨우치겠죠. 그때가 아직 오지 않은 것 뿐이죠. 그때가 영영 오지 않는다고 해도 아빠인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아이들의 삶이니까요.


그래도 속으로 응원은 합니다. 딱 그 정도가 부모의 역할이려나...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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