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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남 Aug 12. 2022

되는 장사와 안 되는 장사, 그 0.1mm 차이

장사의 神(신) - 우노 다카시

신규 창업자들의 생존율이 3년간 50%라고 한다. 그중 그나마 진입 장벽이 낮은 음식점 창업은 평균적으로 10개 중 8개가 패업을 한다고 하니, 자신의 사업을 갖는다는 꿈을 꾸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만하다. 더군다나 2019년 연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자영업 불경기는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뉴스에서 들리는 자영업자들의 애절한 아우성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또 경제위기를 실감하게 하여 불안하게도 했다. 정부에서는 그들(자영업자들)을 위해서 '재난 지원금'이라는 일시적인 대책을 행했지만, '언발에 오줌누기'인 양 그들의 삶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리라. 


허나 신기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하며 "망한다. 망한다." 하는 시기를 지나왔음에도 망하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더군다나 오히려 장사진을 펼치며 되는 집도 물론 있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이 시기를 생존해낸 사람들에겐 나름의 필사의 생존법이 있지 않았을까? 수많은 경험을 하고 100여 명의 제자를 키워낸 <<장사의 신>>의 저자인 우노 다카시는 현재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술장사의 신'으로 불리고 있지만, '신'인 그도 손님수가 늘지 않아 고민하던 초보 창업자인 시절이 있었고 아르바이트 생인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성공하는 장사와 망하는 장사의 0.1mm의 차이를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내 인생의 모토는 '一笑一杯'다. 한 잔 술에 한 번 웃는다!
고달픈 삶을 한 잔 술로 달래기 위해 사람들은 선술집을 찾는다.
술장사, 성공하고 싶다면
따뜻한 밥을 지어 먹이듯 따뜻한 술 한 잔을 대접하라.
장사의 기본은 '정성'을 들이는 것,
그리고 술장사의 기본은
'마음을 담은 술'을 내어놓는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장사를 하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요즘 같은 시대에 장사하면 빚더미에 오르기 십상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망하는 시대인데 네가? 세상 물정 너무 모르는 것 아냐?" 등 이런 반응 들일 것이다. 혹은 장사를 시작하는 나 자신이 "혹시 손님이 한 명도 안 오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저자는 따끔하게 한마디를 한다. 


만약 이런 생각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라면, 가게는 하지 않는 게 좋아.



정말 얄짤 없다. 그러나 뒤이어 "이 정도면 꼭 올 거야!"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 여기서 새롭게 이 분야에 진입하는 신인들에게 절실한 충고를 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남들 말 듣고 퇴직 후 어설프게 치킨집을 차리 생명과 맞바꾼 피같은 퇴직금을 까먹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슈퍼마켓에서 100원에 산 토마토가 이자카야에서 단지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두었다가 썰어서 낸 것이 300엔에 팔린다니, 그런데 손님들은 오히려 "진짜 싸다!!"라는 반응. 어떤 재테크가 이렇게 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이런 흥미진진한 얘기들은 그의 장사 비법과 수완에 대해 독자들이 절로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주제다.





1. 재미있는 가게 만들기


사람들은 돈이 엮이면 사뭇 진지해지는 습성? 이 있다. 게다가 그 돈이 '내 돈'이라면 그 심각성은 더욱더 커진다. 이러한 '습성'으로 돈은 종종 우리의 생각 또는 마음의 주객을 전도시킨다. 처음에는 순수한 흥미, 즐거움으로 시작한 일인데, 그로 인해 나오는 수익이 점점 커지면 커질수록, 성장에 대한 욕심이 내 마음속에서 솟아날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 초초해지고 주변을 넓게 보던 시야는 경주마의 시야처럼 앞만 보도록 좁아진다. 그러나 이런 때 일 수록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하고 마음을 돌봐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운가?, 재미가 있는가?" 내가 앞서 '마음을 돌봐야 한다.'라고 말한 이유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일로서 다가오면 싫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해봤을 것이다.(혹은 목격했을 수도)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즐거운 일이 싫증 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그러니 가게를 만들 때는 '어떤 가게를 해야 잘 될까?'만 궁리하지 말고,
'어떤 가게를 해야 내가 진심으로 즐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고.
그것이 오랫동안 장사를 해나갈 수 있는 기본이라 생각해.



즐거움, 행복은 전염된다. 사장이 행복한 가게는 직원도 덩달아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직원들이 행복해지면 손님들에게 맛있는 음식은 물론, 적극적이고 더욱 친근한 서비스, 어쩌면 "어서 오세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그 행복감은 퍼저나갈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다고 느낀 것은 저자 자신만의 재미뿐만 아니라 손님들의 재미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주문을 위해서 단순히 보기만 하는 메뉴판에도 메뉴의 이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재미를 담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점원들이 손님들에게 건내는 한 단어의 차이로 손님의 즐거움을 끌어낼 수 있는 법. 이런 세세한 내용은 책을 읽으면서 참고하도록 하자.  


사랑했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자는 성공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며 수백 명의 제자들을 키워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심으로 내가 재미를 느끼는 것, 심장을 뛰게 만드는 것,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독자들도 장사가 아니어도 되니 저자처럼 나만의 재미있는 것 찾아 한번 재미있게 가꾸어 보길 바란다.    





2. 재미 그다음, 이제 상상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제자들을 키울 때 자신의 가게를 위해 충성을 다할 직원을 키우지 않았다. 제자 하나하나가 자신의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독립할 수 있도록 그것을 염두에 두고 제자들을 키웠다.(물론 이런 직원들이 적극적이어서 그런지 점장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 약 5년 정도 저자의 가게 일을 하면서 알뜰하게 모은다면 중심지는 아니더라도 외곽에 작은 가게를 차릴 수 있는 자금이 모인다고 한다. 


'독립하면 이런 가게를 꾸릴 거야.' 하고
명확한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는 힘이 없으면 점장을 시킬 수 없어.
점장이나 경영자에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미지화하는 능력'이거든.



상상력,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구세대'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획일화된 교육과 외환위기를 겪으며 안정적인 것을 우선순위로 두었던 세대이기 때문이다.(자신만의 개성이 강한 Z세대들은 그나마 창의적이지 않을까?) 실제 직원들(회사에선 사원)은 미래를 이미지화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을 처리하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그러나 저자는 "손님이 많이 올까, 줄어들까를 걱정하는 사람과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해내는 사람. 어느 가게가 더 잘 될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라고 말하며 이미지화와 상상력을 거듭 강조한다. 반복한다고 잔소리로 느껴지기보단, '역시 성공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라는 느낌, 한편으로 이런 상상력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200% 다른 거란다." 



나는 평소 생각하기보단 실천하기에 중요성의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인데, 이 책을 읽어감에 따라 나의 상상력을 지속해서 키워줄 필요성을 느꼈다. 생각'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미래를 이미지화할 수 있다는 얘기이니깐. 언젠가는 내가 상상하던 모습으로 완성될 것이다. 


저자는 제자들의 이미지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600평 부지의 저택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해준다. 선배가 후배에게 "나도 이런 삶을 누리는데, 너도 할 수 있어!"라고 2천 번 말하는 것보다. 선배 자신이 실제 사는 삶을 후배에게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 선배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면 끝, 더 나아가 "나는 선배와 다르게 ~ 해봐야지." 이렇게 이미지화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는 일반 회사에서도 꼭 참고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신입사원이 직장 선배의 삶에 찌들어 있는 모습을 보거나, 일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한 모습을 본다면 "이 회사에서 꾸준히 일해봐야 저 선배의 모습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될게 뻔하다. 일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에 젊고 유망한 인재들이 입사할 이유는 없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경영자는 지금 직원들의 상태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 






3. 아이디어를 방치하지 말 것.


저자는 아이디어 수집을 위해서 모든 가게를 가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도대체 어떤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일까? 바로 '재미있겠다고 느낀 가게'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이것도 일리가 있는 것이, 수많은 프랜차이즈 가게들이나 단순히 유행을 좇는 가게는 거기서 거기이니 가봐야 시간낭비만 하게 될 것이다.(물론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 동향을 파악할 수 있으니 당연한 가게 방문 기준이고.) 


그리고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방문한 가게에서 이미지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그 가게에서 하고 있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 가게에 적용했을 때 내 손님들은 어떤 반응일까? 또는 이 가게의 안 좋은 점이 우리 가게에도 동일하게 있지 않은지, 그걸 좋은 점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바뀔까? 등을 상상해보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가게의 아이디어를 따라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따라 하는 것'을 작은 가게의 생존 무기라고 말한다. 회사로부터 정해져서 내려오는 메뉴가 아니라 시기와 인기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와 맞닥뜨렸을 때 곧바로 실행하는 것.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이를 머릿속에 보관하지 말고 즉시 내 가게에 적용을 해보라고 저자는 권면한다. 머릿속에 넣어두기만 하면 결국 어느 순간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거나 실천할 의욕을 잃거나 등으로 아이디어를 실천하기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천을 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가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손님들의 생생한 현장 평가를 토대로 그 아이디어를 보강하다 보면 성공적인 아이디어로 그 방향이 흘러가게 되지 않을까? 공부는 졸업하고도 계속된다....  





4. 가격을 낮춘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객단가(Customer transaction, 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를 올리기 위해서 메뉴 가격을 내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가게들이 많다. 하지만 저자는 가격 인하는 한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뿐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얘기한다. 손님들은 "와, 싸다!!"라고 처음엔 좋아할지라도, 막상 싼 가격의 메뉴에는 "싼 이유가 있겠지."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결국 팔리려면 싸다가 아니라 먹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내 가게의 메뉴를 먹고 싶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메뉴를 보암직도 먹음직도 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여기서부터는 접대와 서비스로 승부가 엇갈릴 것이다. 특히 이 책에는 저자의 능숙한 접대기술을 엿볼 수 있어서 실제 요식업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 사기업 영업직들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 말과 행동의 정말 미세한 차이로 손님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니, 그야말로 이것이 신의 기술이지 무엇이 기술일까? 저자의 예시 하나하나가 소중한 참고서지만 분량상 수많은 예시 중에서 한 가지만 아래에 인용해보겠다. 


나는 객 단가를 올리기 위해 '여성 고객의 85% 이상에게서 디저트 주문을 받자'라고 노력한 적이 있어. ∙∙∙ 한 개에 300엔이니까 디저트 주문을 한 사람 당 하나씩만 받아도 객 단가가 300앤씩 올라가는 구조지. 그때 난 기존의 디저트 구성에다 "이건 서비스에요!"라고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같이 내주기로 했어 ∙∙∙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중요해. 아이스크림을 주방에서 그냥 디저트에 올리기만 해서는 안 돼. 그런 걸 가져가서 "서비스 드렸습니다."라고 해도 손님은 별로 기득 본 느낌을 못 받거든. 그렇게 하지 말고 말야. 먹음직 스러운 아이스크림 통을 손님 자리까지 가져가서 "서비스 드릴게요!"라며 그 자리에서 떠주는 거야. 그러면 손님의 감동은 배가 되지. 같은 내용이라도 틀림없이 크게 횡재한 듯한 느낌이 들 거야. - <<장사의 神>> p.167


서비스를 나갈 때는 뭔가 티 나지 않게 해야 손님의 부담감을 덜어준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오히려 이런 소극적인 모습보다 서비스는 티를 팍팍! 내야 한다고 책 속 곳곳에 담은 예시들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을 깨달은 기분이었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어떻게 접대를 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그야말로 '손님이 왕'이다. 요즘 사업하는 사람들은 고리타분한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기억을 해야 할 것은 장사는 손님이 있어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몇 진상 손님들을 제외하고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접객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네이버 책 인용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사랑이 이렇게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역시, '진심으로' 관심이 있으면, 사랑하고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포기 히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는 말이 진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사업이 커감에 따라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을 마주했을지, 그 어려움들을 그때마다 해결했을지가 느껴져서 전율이 흘렀다. 

 

제목은 '장사의 신'이지만 실제 우리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적용점은 무수히 많은 책이라 생각이 든다. 우선 요식업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필독서로 추천한다. 요식업 사업으로 성공한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서 자신의 가게에 필요한 점들을 적용해 보면서 내 가게에 맞는 아이디어를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서 적용점이 많다고 했듯, 사업자는 물론 회사를 다니는 일반 직장인들도 이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업무도 어떻게 보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원(나)과 그 서비스를 받는 고객(협력업체, 하청, 대기업, 소비자)의 관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자, 이제 자신의 심장을 BOUNCE BOUNCE 하게 만드는 것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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