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로 시작러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길 좋아한다. 임용 합격 후 야심차게 통기타를 샀다. 대학교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며 어깨너머 몇 가지 기타 코드를 익혔다. 이참에 제대로 쳐보고 싶어 같은 아파트 가정 교습소를 향했다. 온통 아주머니들 속에서 꿋꿋하게 배웠다.
"역시 젊어서 빠르네~"
이런 소리를 들어가며. 그 즈음 같은 라인에 사는 언니가 미술 학원을 개원했다. 아직 원생이 많지 않아 보조 교사를 뽑기 어려워하기에 내가 나섰다. 유화를 배우는 조건으로 언니가 아이들 태우러 나간 사이 학원을 지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다가 도보로 학원에 오는 아이들을 맞이했다.
어느 날 만들기 수업을 도와주다 손가락을 다쳤다. 조각칼에 베였던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제법 상처가 깊어 기타를 잡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수업을 한달 가까이 빠졌다. 그리고 서울로 이사을 오며 흐지부지 기타의 꿈은 끝나버렸다.
악기 뿐만이 아니다. 운동도 IT도 그림도 작곡도 뭐 하나 수준급으로 해내질 못한다. 그저 조금 스친 상태랄까? 이런 내게 꾸준한 열정을 불태울 곳이 생겼다. 벌써 3년차!!
바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다. 어제 저녁부터 콧물이 나고 온 몸이 으슬으슬 아프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누워서 끙끙 거리며 자고 깨길 반복했다. 식은땀이 흥건. 콧물은 멈추었는데 두통과 인후염 증세가 있어서 말하기도 힘들다.
이 와중에 겨우 머리 치켜들고 글을 쓴다. 책을 읽을 컨디션은 안되어 오디오북을 들으며. 아파도 읽고 쓰는 건 일상이 된 모양이다. 안 쓰면 더 근질거려 뭐라도 쓴다. 쓰고 나면 몸에서 무언가 쑤욱 시원하게 빠져 나간 기분이다. 평생해도 질리지 않을 일을 찾아 행복하다.
(하지만 감기 몸살은 여전히 괴롭...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