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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언니 정예슬 Apr 22. 2023

너무도 아픈 날 기어코 몸을 움직였다

요며칠 컨디션이 극에 달했다.

밥 맛은 없지만 약을 삼키기 위해 먹었다.

어제 점심은 아침에 먹다 남긴 식은 밥으로 대신했다.

딱 두 숟가락이었다.

허리가 아프니 복대를 차고 둘째를 데리러 갔다.

동네 엄마들 덕분에 아이를 맡기고 집으로 올라와 쉬었다.

살풋 잠이 들었는데 복대를 찬 상태였다.

그게 원인이었나보다.


아들 둘 수영장 갈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놀라서 깨어났다.

그리고 헛구역질을 시작했다.

머리가 울리고 온 몸이 떨렸다.

부랴부랴 복대를 벗어던지고 아들 둘을 챙겨 수영장에 보냈다.

이후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엄마를 부르다가

헛구역질을 해대다가

엉엉 울다가

자다 깨길 반복했다.


저녁 무렵 조금 나아진 듯 싶어

밥을 차려주고 그 앞에 나도 앉았다.

도저히 먹을 기운이 없어

다시 픽 쓰러져 누웠다.


그리고 오늘.

약속한 일이 있는데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친한 사이도 아니라 불편한 몸으로

왕복 두 시간을 오가야하는데 괜찮을까 걱정이  것이다.


그런데 웬 걸.

이 언니 기운이 너무 좋은거다.

나는 덩달아 텐션이 높아져

한참을 떠들어댔다.

체끼가 쑤욱 내려간 건 물론이고

두통까지 사라졌다.

귀인이 따로 없다.

엎고 다녀야 할 사람을 만났다


우리 자주 봐요~

마음속으로만 부른 언니를

언젠가 소리내어 부를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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