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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에 의미가 생기는 날

by 정예슬

이가 빠지면 죽는 꿈이라던데

돼지가 나오면 복권 사야된대


꿈 해몽을 들으며

좋은 꿈을 간절히 꾸길 바라고

나쁜 꿈은 절대로 꾸지 않길 바란다.


그런데

그 무섭다는 이 빠지는 꿈을 꾸고야 말았다.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라

잇몸에서 이가 우수수 흘러내렸다.


으아, 큰일났다.

깜짝 놀라 엄마한테 여쭤보니 그러신다.


"개꿈이야 괜찮아."


아직 어린 아이가 꾼 꿈은 개꿈이라고,

좀 더 커야한다는 말씀에 안심했다.

내 꿈에 의미가 생기게 될 나이를 궁금해하면서.

스무 살 즈음엔 내 꿈도 더이상 개꿈이 아닐까?


그렇게 나이를 먹어 스무 몇 살이 되었다.

여전히 하늘을 날아다니고

잘 걸어가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아직 아닌가 봐ㅡ


또다시 세월이 흘러 배가 조금 불렀다.

탐스럽고 예쁜 복숭아 꿈을 꿨다.


"아이고 태몽이네!! 딸인가보다."


첫째 때는 꾸지 않았던 태몽을 꿨다.

복숭아 꿈이 참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내 꿈에 의미가 생겼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땡땡땡!

둘째는 아들이었다.


음.

아무래도 나는 여전히 개꿈을 꾸고 있나보다.

내 꿈이 정말 잘 맞는 날에 어른이 되는 걸까?

어른이 되면 현실을 보여주는 꿈을 꾸게될까?

그런 날이 오기나 할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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