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들 둘이 태어나자 자기를 닮았으면 운동 신경은 없을것이기에 체육인은 되지 않을것이라며 안심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엄청난 복병이 생겼다.바로 첫째 아들이었다. 아들의 미적 센스는실로 놀라웠다. 그 여자는 아무래도 자기를 닮은 것 같다며?!?! 좋아했지만, 그 남자는 매우 불편한 기색이었다.
어쩜 남자 아이가 그렇게꼼꼼한지!!!선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색칠을 해 내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 여자의 감탄사랄 자아냈던 건다른 아닌 색.감.이었다. 보통의 남자 아이들은 한두가지 색으로 대충 색칠을 하고 만다. 그런데 첫째는 달랐다. 색상 하나하나 선택부터 어우러짐까지 예사롭지 않았다.
어쩜이렇게 색조합을 잘하는거지?! 초등 교사 경력 십년+a인 그녀가 봐도 놀라울 지경이었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학교에 들어간 지금까지!!! 기관에서 만들어온작품 하나하나 버리기가 너무 아까웠다. 벽이나 냉장고 옆, 방문에 중문까지빈 곳을 찾아 덕지덕지붙이고야 만다.그녀는 너덜너덜 생을 다한 작품들을 못내 아쉬워하며 사진을 찍고 분리수거함으로 보낸다.
그 때부터였다. 그녀는 예중 예고에 꽂히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의 반대는 극심했다. 혹여나 디자인을 하더라도 일단 공부가 우선이니 지금부터 괜히 헛물 켜게 하지 말라는고 신신당부를 했다. 주위에 예체능하다 중간에 그만두면서 이도저도 아닌 친구들을 꽤 봤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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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J 비추 직업?
하도 그 남자가 반대를 하자 그 여자는 대뜸 MBTI와 추천 직업에 대해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ISTJ 비추 직업에 예술가가 있는 게 아닌가!!!
그 남자는 쾌재를 불렀다. 그도 첫째도 완벽한?! ISTJ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계획과 틀어지면 어쩔 줄을 모르는 그 남자와 아들을 볼 때면 그 여자는 생각했다. '어쩜 저리도 융통성이 없을까?'
그나저나 ISTJ는 왜 예술가가 될 수 없는가? ISTJ는 논리와 현실성이 강한 유형이기 때문이다. 예술가에 적합한 MBTI는 INFP. 흠. 아무래도 예술가는 그 여자가 하는 게 맞겠다?!?!
안타깝게도 그 남자가 예체능은 안된다고 했지만 그 여자는 안정적인 교사를 때려치우고 그 길로 가고 있다는 반전...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는 이유는... 어제 올려야 할 글을 오늘에야 부랴부랴 적으면서 결론이 안 써지기 때문!??!?!?! 그 와중에 둘째가 핸드폰으로 받아쓰기를 해야한다고 얼른 달라고 하니 그 여자는 멘붕에 빠지고 글도 나락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