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다. 학부모 총회에서 담임 선생님의 공개 수업과 학급 경영 말씀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얼마나 애쓰셨을까 고생하셨을 시간을 알아서일까. 감정이입이 되어 그냥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울컥하게 된다.
올해는 나이가 아주 지긋하시진 않지만 부장교사라며 자신을 소개하는 둘째 담임 선생님 말씀에 몇 번이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예전에는 우리 애들한테 선생님하라고 그랬어요... 이제는 못 그래요... 언젠가 아이들이 그 때 엄마 말 들을 걸~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나는 학교를 떠나온 사람이지만 늘 학교에 정이 많다. 싫어서 떠나온 마음보다 우리 아들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싶고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나와서인가보다. 그저 친정집 가듯 반가운 곳이 학교이고 언제가도 좋은 곳이기도 하다.
1년만 잘 버텼으면 아이들 학교로 발령받아 같이 다닐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이르자 아쉬움도 컸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적당히 하고 적당히 버는 삶이 싫다고 했으면서 이제는 왜 아둥바둥하고 사는 내가 참 싫은거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 그냥 애들 보고 건강 챙겨. 좋아하는 책 읽고 즐겁게 써~"
남편 말에 위로를 받다가도 큰 소리 치며 나와서인지 마음이 쪼그라든다. 김승호 회장님이 초반엔 자기도 4시간 자고 20시간 일하던 때가 있었다고 소회를 밝히셨는데... 시스템이라는 게 뭐 그렇게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질 수가 없는건데도 혼자서 조급하다 아프고 만다.
다시 컨디션이 좀 돌아오고 감사하는 마음부터 챙겨본다. 누군가에게 죄송해하지 않고 편하게 학교 행사 참석할 수 있음에, 아직은 몇 년 더 엄마가 필요할 때 함께할 수 있음에, 잘 자라주고 있는 아이들과 기꺼이 응원해주는 남편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