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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언니 정예슬 Nov 14. 2021

아이에게 올인하지 마세요!

엄마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여섯 살 아들은 영어 유치원 디닐 때 한국 유치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홈스쿨링 중인 요즘"7살 되면 00 유치원 가고 싶어."라고 노래를 부른다.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 자기들 다니는 유치원이 엄청 재밌다고 자랑을 했나 보다. 전화를 해보니 현재 6세 반 자리는 없지만 7세에는 빈자리가 생긴다고 하셨다. 


혹시 1월 중에도 자리가 생길 수는 있다고 하여 유치원 설명회를 예약했는데 바로 어제였다. 부원장 선생님의 열정과 원감 선생님의 부드러움으로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설명회가 끝나고 원감님과 상담 아닌 상담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영유에서 이런저런 일이 있어 지금 홈스쿨링 중이라고 했더니 너무도 따뜻하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다.


아이에게는 엄마와 함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대화가 끝났다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원망과 내 욕심을 탓하는 죄책감만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원감님은 곧바로 이 말을 덧붙이셨다.


"하지만 아이에게 끌려다니지 마세요. 장도 보고 할 일도 하시며 엄마의 삶을 사세요."


그 순간 주책없이 눈물이 났다. 엄마의 삶을 살라는 게 왜 그리도 위로가 되는지.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은 자꾸만 내 어깨에 짐을 더했다.


"조금만 참아줘. 지금 아이에게 중요한 때잖아. 상처 입은 아이에게 올인해줘."


그런데 올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엄마 탓이 아니라는 말,

아이가 빨리 신호를 보내줘서 얼마나 고맙냐는 말에

참고 참았던 둑이 터져버렸다.

위로를 넘어 해방감과 통쾌함을 느낀 것이다.


아이와 나 모두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시간이 아니라.


서투른 엄마라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준다는 게

힘겨운 상처를 남겼다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완벽하지가 않아.

이런 엄마를 좋아해 줘서 사랑해줘서 정말 고마워♡


너와 나,

매일 함께 성장해 나가자."


엄마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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