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요리하는 남자

by 정예슬

새벽부터 주방이 소란스럽다.

달그락달그락-





"오빠 뭐해?"


"진미채 볶음 하려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4년 가까운 휴직 끝에 다시 돌입한 맞벌이 체제. 그때부터 동네 반찬 가게 단골손님이 되었다. 밑반찬이 떨어질 즈음이면 남편이 가서 만 원어치를 채워왔다. 만 원이 넘어야 쿠폰에 도장을 받을 수 있다며.


코로나 시국에 외식을 못하게 되자 배달 어플을 종류별로 깔아 두고 마르고 닳도록 시켜먹기 시작했다. 남은 음식들을 다음 끼니로 넘기기 다반사. 반찬까지 사 먹으니 점점 요리할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편이 반찬 가게 들르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 먹을 게 없어."


맞다. 그렇게 맛있던 소고기 양념장마저 질리기 시작했던 참이다.


고민을 하던 남편은 요리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고,

진미채 한 봉을 사 왔다.


"마요네즈에 먼저 버무리면 부드럽대."


레시피를 보며 양념을 만들어 슥슥 버무리더니

순식간에 먹음직스러운 진미채 볶음을 완성했다.





"와~ 맛있다!!! 엄마가 만들어준 것 같아."


맛도 맛이지만 사 먹는 것에 비하면 양도 훨씬x2 많았다.


그때부터 남편은 밑반찬 만들기에 재미를 붙였다.

어묵 볶음과 진미채 볶음, 소시지볶음 등등. 아이들도 같이 먹을 수 있는 반찬들로.


갓 만든 반찬 하나에 고슬고슬 귀리밥이면

10첩 반상이 안 부럽다.


어느 날 남편이 온 가족 앞에서 선언했다.


"새로운 꿈이 생겼어. 내 꿈은 요리사야!!!"


옆에서 잠자코 듣던 첫째 아들이 말했다.


"아빠! 내 꿈 너머 꿈은 화가야!"


"엄마의 꿈 너머 꿈은 작가!!!!"


우리들의 모든 꿈을 응원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계속해서 나아간다 :)


출근 전 시간을 쪼개어

가족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고마워 남편!!!

뒤처리와 설거지는 내 몫이지만 정말 즐겁게 하고 있어.

앞으로 더 다양한 메뉴 부탁해요~

오빠의 새로운 꿈 격하게 응원해! 사랑해♡"




+)


매일 새벽 요리하지는 않습니다.

갑자기 조회수 5천 돌파에 당황하여 급 고백타임.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방이 들인 1의 노력을 놓치지 않고

100만큼 칭찬해 주는 것!


오늘도 행복한 부부 생활

기쁜 하루를 '선택'하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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