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생산직 노동자를 채용한다고 한다. ‘연봉 1억 귀족 노조’로 불리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의 그 ‘현대차 생산직’ 맞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인 그들이 구성원 400명을 채용한다고 하자 전국이 들썩인다.
열리자마자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마비된 채용사이트, 10만 명이 넘게 지원할 것이라는 예측, 지원행렬에 가세하는 공무원·사무직. 현대차 생산직 열풍의 단면을 쓴 기사들이 하나같이 안타까운 이유는 과연 뭘까.
① 그렇게 욕하면서도 ‘현대차 생산직’이 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안타깝다. 우리나라에서 노조는 사회악이다. 화물연대를 때려잡고, 건설노동자를 건폭이라 지칭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정부·여당 지지율을 견인한다.
극도의 이기주의에 빠진 현대차지부가 각종 복지, 임금인상을 위해 떼쓰는 모습은 하나의 ‘클리셰’다. ‘세습 귀족’이라 불리는 그들을 이기주의 행태를 국민은 미워해왔다. 하지만 귀족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자, 모두 그 소속이 되고 싶어 한다.
② 더 이상 사무직·공무원이 설자리는 없다. 사무직과 공무원의 일은 대체가능하다. 그렇기에 그들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인문학·사회과학 전공자들이다. 업무에서 비전을 느끼지 못한 그들은 그동안 쌓았던 커리어를 포기하고 기술직 신입으로 지원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비전이 없고 적은 연봉의 사무직과 공무원 탈출 행렬은 인문·사회과학 비선호 현상과도 맞물려있다.
③ 철밥통 1억 연봉은 합당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현대차 생산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업무능력과 현대자동차 4차 벤더 생산직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능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중소기업에서 3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기술직 노동자와, 연봉 1억 원의 현대차 기술직 노동자의 업무강도와 필요 능력 등이 3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3배 이상의 급여차이가 있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현대차 생산직의 연봉이 과도하게 높고, 중소기업·현대차 4차 벤더 노동자의 임금이 과도하게 적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에는 일하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현대차에는 400명 뽑는데 10만 명이 몰린다.
대한민국에서는 현대차 노동자의 연봉이 아니면 살기 어렵다. 물리적으로 살기 어렵다기보다는 정신적으로 살기 어렵다. 타인과 비교하고, 어떤 행위든 다른 사람들 수준에 맞춰서 하지 않으면 도태되었다고 여기는 풍토가 국민정신을 좀먹는다. 연봉 · 중형자동차 · 아파트 · 결혼 · 기타 품위유지비용…. 모두가 현대차 노동자를 욕하면서 현대차 노동자가 되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