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간 흔적

by 치유의 하루

인생 첫 코감기가 찾아왔다. 숨 쉬지 못해 잠들지 못하는 아기를 토닥이며 나도 잠들다 깨기를 반복했다. 잠을 설치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때마침 칼바람까지 불어닥쳤다. 집콕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너도 나도 참지 못한 짜증이 쌓여만 갔다.


그렇게 열흘이 흘렀다. 바이러스 활동성도 잦아든 듯 보였다. 그러나 다시 열흘 뒤 그녀의 작은 콧방울에 투명한 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다시 집콕이란 생각에 답답함이 몰려왔다. 한 달 새 감기 두 차례를 겪게 하다니 그저 미안할 뿐이었다.


밖을 나갈 수 없는 아기를 대신해 형님과 조카들이 놀러 왔다. 아기는 방긋 웃는 미소로 그들을 맞이했다. 버블쇼도 함께했다. 미끄러운 점액 때문에 버블은 몇 초간 터지지 않고 줄어들었다 커졌다를 반복했다. 버블이 뻥 터지던 순간 그녀의 귀여움에 웃음꽃이 빵 터지고 말았다. 나는 안쓰러운 마음을 붙잡고 손수건을 들어 올렸다. 그사이 형님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이 흘러내리는 콧물을 훔쳤다.


머리보다 빨리 손이 나간 힘, 그것은 명백한 사랑이었다. 사랑이 지나간 흔적은 깨끗하고도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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