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한 지 15일 되던 날
아기와 함께한 지 2주가 되었다. 가장 고요한 순간을 꼽자면, 하루 세 번 찾아오는 분유 시간이었다. 5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이른 새벽처럼 평화로웠다. 분유병 젖꼭지에서 입술이 떨어질 틈이 없었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마셨다. 젖꼭지 빠는 일이 고되었는지, 먹고 나면 머리 뒤통수가 촉촉이 젖곤 했다. 마치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마친 사람처럼.
미지근한 물에 분유를 타 주면, 분유병을 스스로 잡고 남김없이 마십니다.
분유를 먹일 때마다 위탁 부모님이 남긴 편지가 생각났다. 분명 '분유병을 스스로 잡고 마신다'라고 적혀 있었다. 2주가 흘렀으니 40회가량 분유병을 건넸을 테다. 하지만 내가 관찰한 것은 '남김없이 마신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위탁 부모님이 잘못 보신 게 아닐까 의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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