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공부한다고 다 수학자가 되나요?
일단 제 글에 인사이트를 준 영상을 먼저 소개합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달아놓겠습니다!
https://youtu.be/jl22ODNkTQg?si=sZkDMnHImQSpwHDu
저는 고등학교 이과반, 이과대학을 나와 이과대학원에 다니던 중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실험하는 선배를 봄과 동시에 울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저를 보니 회의감이 들었었습니다. 나는 뭘 해야 행복할까?
결굴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예술 쪽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예술은 절대 안 된다는 부모님의 말에 겁먹어 도전하지 않았던 어릴 적 나를 뒤로하고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 입학 및 졸업했고
짧지만 박물관, 갤러리에서 일하다 미술학원 강사로도 일했었습니다.
저는 제게 제대로 학문을 탐색할 기회가 주어졌었다면 이렇게 돌고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과생이면, 아니 우리나라 30-40대면 다 아시다시피 시험기간을 앞둔 예체능 시간은 자율학습시간이었습니다.
예체능 선생님들은 무시받기 일쑤였지요.
예체능은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과목이다.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쓸데없는 것이다.
라는 생각들이 깔려있기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그러나 예술을 통해 위로를 얻고 체력을 단련하고 더 높은 길을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바로 예체능이라는 생각을 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요즘 감정을 잘 다스려야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예전에 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감정을 억눌러왔던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체능이 무시되어왔나 봅니다.
위 영상에서 조승연 씨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예체능은 베이스(base)이다. 베이스를 넓게 다져야지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 ’
기본 소양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저와 저희 세대는 기본 소양 교육을 받지 않았고 그나마 있던 예체능 시간에는 다른 공부를 해도 되는 자율학습 시간이 되어버렸었습니다.
덕분에 미술이란 과목에 대한 이해를 부족하게 만들었고 미술이란 그저 그림을 잘 그리는 것. 사물을 보고 똑같이 그리는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요셉보이스의 퍼포먼스를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알 수 없는 말로 떠들며 토끼를 안고 있는 요셉 보이스는, 그림을 사진처럼 그리는 것이 예술이라 믿는 사람들에게는 미친 사람이나 마찬가지였죠.
인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술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이해 없이 얹어지는 지식들은 인류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도움이 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지금의 입시위주의 예술교육(콩콜대회 나가고 미술대회 나가고 하는 등 상 타기를 위한 교육)이 아닌 삶의 한편에 예술을 남겨 놓을 수 있는, 예술이 함께하는 삶으로서의 교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어떤 아이에게는 예술이 심심풀이 땅콩으로 여겨지더라도요. (심심풀이 땅콩이면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우리나라는 심오하게 예술을 대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듯합니다)
모두 다 직업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는 예술 교육이 아니라 예술이 어떻게 삶에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나눠볼 수 있는 등, 좀 더 넓은 범위의 예술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요셉 보이스 말에 따르면 모두 다 예술가이긴 하지만…). 수학공부한다고 다 수학자가 되지 않는 것처럼요.
완벽한 교육이 어디 있겠습니 까만은 세상의 모든 지식은 일단 다 맛보게 해주어야 하는 게 교육자분들이 해야 할 의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심오하지 않게 재미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