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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이라 적고 엄마의 불안이라 읽는다

완벽주의 엄마 아빠를 위한 글(완벽한 삶이란 없다. 행복한 삶이 있을 뿐

by 치이이이타

두 달 전부터 아이의 틱이 재발했다.

지금 7살 남아인 나의 첫째는 5살 때 부터 틱이 가끔 있었다. 한 달 두 달 있다가 사라지긴 했지만, 언제든 또 생길 것 같아 불안한 마음으로 살고 있던 도중

두 달 전부터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음성틱 있는 아이를 겪어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못 박는 소음을 바로 옆에서 계속 듣는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처음에 틱이 왔을 때 아 얘 또 이러네…

뭔가 스트레스받나?

때마침 유치원에 계속 가기 싫다고 했던 시기였다.

그래서 힘든 거 있으면 얘기해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친구관계에 문제가 있었다.

엄청 똑똑하고 똑 부러진 친구가 있는데, 자기주장이 강하다 보니 본인의 의견을 잘 안 따라주었는지 친구가 싫고 무섭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원인을 그 친구에게 두고 “그 친구랑 놀지 마. 좀 떨어져 있어 봐, 다른 친구들도 많은데 왜 걔랑만 놀려고 해?” 했지만 소용없었다. 내 아이에겐 영웅 같은 아이인가 보다. 못 놀게 하니 그것 또한 싫다고 한다… 하아…. 그래서

“네가 불편하면 얘기해야 해. 네가 얘기 안 하면 몰라. 네가 불편한 부탁은 들어주지 마. 네가 자꾸 들어주니까 그 친구는 네가 불편한지 모르고 자꾸 이야기하는 거야. 그리고 부탁은 정중히 하는 거지 ’야, 뭐뭐 해‘ 하면서 명령하지 않아. 친구끼리는 명령하는 거 아니야.”라고 이야기해 주긴 했는데 잘하고 있을는지… 그래도 유치원 안 가겠다는 말은 또다시 하지 않으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고 선생님 또한 내 아이가 그 친구와 잘 지낸다고 하신다.


그런데 틱은 여전하고… 그 친구에게 원인을 두는 건 그만하자…

그렇다면 내 양육태도가 문제인가?

내가 너무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지적하는 건가? 싶었다.

내가 생각해도 숨 막힐 것 같았다. 그래서 편하게 아이를 키우자 다짐했다. 나도 편하고 아이도 편하게.


그렇지만 여전히 끙끙거릴 때마다 하늘이 무너졌다.

쟤 저러다가 친구들이 왜 그러냐며 놀리면 어떡하지?

그러면 또 움츠러들 텐데…


온갖 걱정을 다 하며 우연히 찾은 강의.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6171/episodes/23595865


이 방송을 들으면서

‘아.. 참 나는 완벽한 아이를 꿈꾸고 있구나’

틱이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 말은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은데 자꾸 완벽하려 하니 힘든 것이다.

사실 틱 장애를 겪는 아이 본인은 틱 증상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한다. 계속 끙끙거리니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괜찮다고 하니 나만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이다. 틱 증상을 의식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 그게 틱 증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엄마 아빠가 할 일이다. 틱 좀 있으면 어때?라는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1년 정도 있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고 심한 경우는 드물다고.


최근 에스콰이어라는 드라마에서

차에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진짜 차에 부딪힌 것처럼 걸음을 걷지 못한 아이의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의 반응이 꼭 차에 치인 것처럼 호들갑이었던 것.

그래서 아이는 자기가 진짜 차에 치었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걷지 못한 것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아이가 끙끙거릴 때마다

“왜? 목에 뭐가 낀 거 같아?” 그랬는데

사실 실제로 목에 낀 건 없다. 근데 아이가 오늘 아침

“엄마 나 목에 뭐가 있는 것 같아.”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맘이 철렁했다. 내가 의식하면 안 되겠구나.

엄마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마치 틱이 없는 것처럼 행동해야겠구나.


지금까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지만, 아직 진짜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구나.


혹시라도 틱이 있는 아이가 있다면 모른 척해주세요.

저도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나칠게요.



모두가 완벽한 삶을 꿈꾸지만, 중요한 건 완벽한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오늘 아이에게 “난 행복하다!”라고 외치자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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