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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로 Dec 08. 2023

FP집안과 TJ집안이 만났다

거의 2~3년을 우려먹은 MBTI이야기를 아직도 하느냐 하겠지만,

이 덕에 상대를 파악하고 이해하게 된 측면에서 나에게는 아직도 유용하다.


남편과 나는 정 반대의 MBTI를 가지고 있다.

남편 INFP

나 ESTJ


뭐 하나 같은 것이 없는지라 우리는 양 끝단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반대가 끌리는 이유

덕분에 서로 매우 신기해하면서 서로 가지지 못한 측면을 부러워하기도,

때문에 서로 정말 힘들게 부딪히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각자의 집안 성향도 비슷하다. 외향과 내향의 차이가 좀 있을 뿐.

적어도 남편의 감성(F) , 즉흥(P)의 피는 시가의 피가 분명했고

나의 이성(T), 계획(J)의 피는 본가의 피가 확실했다.


우리는 각자의 집에 처음 초대받아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서로의 집안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써야 했다.


1. 방문 절차

시가는 아무 때나 전화를 해서 지금 간다고 해도 크게 상관을 하지 않는다. 오늘 일이 있어서 들리는데 자고 가겠다고 말하면 자고 가라 말 한마디가 끝이다. 실제로 늦은 밤에 방문하면 어서 와라 우린 먼저 씻고잔다, 너희도 씻고 자라 심플하다.


본가는 방문 일주일 전에 전화를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날에 스케줄이 맞지 않으면 방문할 수 없다. 당일날 일이 있어서 하루 자겠다는 말은 큰 실례다. 본가 지역에 갔더라도 다른 숙박업소를 잡아서 자야 한다. 왜냐면 미리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대화 타임과 용돈

시가는 대화 타임이 길지 않다. 자기 할 말이 급하기 때문이다. 어머님, 아버님은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에 진심이다. 아들의 말은 듣고 싶지 않아 하신다. 자신이 아들을 만나 신이 났고,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대화 타임에서는 항상 술이 주된 음식이며, 기분이 좋아지시면 몇십 만원씩 용돈을 주신다.


본가는 대화 타임이 매우 길다. 느긋하게 앉아서 서로의 말을 경청한다. 엄마는 주로 남편의 일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질문 형태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자신의 새로운 식구인 사위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대화타임에서 주로 홍차나 녹차를 마시며, 용돈은 없다. 왜냐 너희가 왔기 때문.



그러나 시가와 본가가 같은 점이 딱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돌아갈 때 먹을 것을 항상 싸주시는 것이다.


시가에서는 꿀, 각종 콩, 달인 버섯 물, 잡곡, 옥수수, 간장, 식초 등 요리를 할 수 있는 재료를 주신다.

본가에서는 당일날 데워먹을 수 있는 음식을 챙겨주신다.


여기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면

시가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요리를 해서 잘 챙겨달라는 마음이,

본가의 엄마는 딸이 요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다음 편에는

FP집안의 에피소드와

TJ집안의 에피소드를 풀도록 하겠다.



사실 아직도 적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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