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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도시락

마음의 기도

by 이영준

창공에 가을바람이 가득하다

이 청명한 가을 아침에

정갈한 아내의 도시락을 마주하

엄마의 도시락과는 달리 눈물이 난다

새알, 어묵, 버섯, 멸치

당근, 포도, 사과 등등

산다는 것은 굳세고 결연하

존재의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부모님이 아프고,

아이도, 나도 아프

아프지 말자, 몸도 마음도

영혼의 은밀한 곳에 거하는 하나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이 거룩한 생명들을 두루 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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