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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인사동 가는 길

거룩한 고뇌

by 이영준

문득 그리움에, 광화문 광장에서

비밀의 가슴을 열고 내 안에

임진년 거룩한 고뇌의 칼 소리를 듣는다

광장 지층에서는 충무공의 바다가 학익진을 펼치고

전장의 바다를 노 젖는 거북선 격군들의

땀방울과 함성이 분수가 되어 뿜어져 나온다

역사는 승자들의 몫이다

불멸의 영웅 그분이 이 땅을 억척같이 지켜

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칼의 충정(忠情)을 키운다.

솟구치는 광장 분수에 몸을 흠뻑 적시고

청계천에 두 발을 담구었다

해맑은 청춘남녀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다

참새처럼 재잘거리고 서로 마주 보며 행복하다

그들의 웃음소리에 동화된다

시원하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좋다

아름다운 사람들 속에서 오랜만에 즐거워진다.


광화문에서 인사동으로 가는 길에는

내 마음 풀어놓을 역사의 바다가 있다

이 밤 그날의 승리를 노래하고 싶다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격정(激情)의 바다에 핏빛 시간은 현재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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