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문은 너무 훌륭해서

나는 대답을 고르는데 한참을 썼다.

꾸준히 글을 쓰시는 원동력이 뭐예요?

어떤 질문은 너무 훌륭해서 그 어떤 대답도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꾸준히 무언가를 쓰지만 누군가 그것의 원동력을 궁금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질문은 칭찬이었고 응원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글을 쓰지 않을 어떤 날에 대한 채찍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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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을 발행하지 않지만 매일 글을 쓴다. 잘 써지지 않는 날에는 지난날에 휘갈겨 쓴 문장들을 매만지며 시간을 쓴다.

꾸준한 글쓰기를 자부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쓴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었는데, 질문이 훅- 하고 들어온 것이다.

질문을 받는 순간, 나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때로는 대답, 정답, 해답보다도 훌륭한 질문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을 조금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 역시도 질문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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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질문해주신 작가님은 글태기(글쓰기 권태기)가 왔다고 하셨다.

누구나 그런 시기는 있으니까, 고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거의 다 해결되었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으니까, 나도 그 시기가 왔을 때 그 작가님의 질문을 생각해야지 싶다.

그래서 나의 글쓰기 원동력은 뭘까?

아마도 '내가 꽤 잘 쓴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계속 상기하는 것? 글은 역시 나 잘난 맛에 써야 재밌다.

'언젠가는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재밌어하겠지'라는 믿음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