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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한 Aug 10. 2022

이번 달 유럽여행 가야 되는데.. 코로나 확진

언제쯤 내 몸의 바이러스는 사라질까..

"나 슈퍼 면역력인가?" 그 마법의 문장을 말하지 말아야 했다. 그렇다고 무신경하게 행동하며 바이러스에 두 팔을 벌리고 산 것은 아니다. 일하면서 마스크를 안 꼈던 적이 없고, 지난달엔 가족 바이러스를 피해서 며칠간 집을 나와 살기까지 했으니까. 그런데도 결국 내 면역력이 '슈퍼'는 아니었다며, 자가 키트에는 진한 줄이 두 줄 선명하게 나타났다. 확진이었다.

이번 달은 오래간만에 해외로 나가는 휴가가 계획되어있었다. 올해 여름은 지난 3년의 여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긋지긋한 유행병의 시대가 곧 종식될 수도 있겠다는 세상의 분위기. 그것은 '해외 입국자 격리 면제'를 통해 조성이 되었다. 애저녁에 3차까지 백신을 맞은 나는 (치열하게 잔여백신을 찾았더랬다..) 8월 여름휴가 티켓도 애저녁에 결제를 해두었다. 일상에서는 P로(mbti의 P, 즉흥적) 살지만, 여행에 관해서라면 유별나게 J(계획적) 성향을 띠는 탓이다.


3년 간 유행병으로 좌절했던 수많은 J들을 알고 있다. J의 철저한 준비와 계획도 정부의 새로운 규제를 거스르거나 이 망할 코로나의 추이를 예측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격리 면제가 풀리자 올해 늦봄부터는 해외여행 인증샷이 인스타 피드에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8월 22일에 두바이를 거쳐 부다페스트로 떠날 예정이었고, 확진을 받은 것은 8월 2일이었다. 무증상이라 해도 좋을 만큼 별로 몸이 아프지 않았다. 일을 쉬어야 하는 것이 프리랜서로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쉬고 휴가로 또 쉰다면 8월의 절반이 휴업. 프리랜서에게 장기간의 공백은 위태로운 것이었다. 마음이 불안했다.


물론 20일 일찍 코로나에 걸린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걸릴 거라면 미리 걸리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제 국경을 넘나들 때 여권만큼이나 중요한 건 바이러스의 부재였다. 내 몸에서 언제부터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워서 찾아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과 여행에 대한 규칙 사항은 아래와 같다.

출국  : 여행지와 경유지의 지침에 따른다. 격리 면제, 코로나 음성 확인서 면제 국가를 여행하고 경유하는 경우에는 출국  완치 증명서 역시 필요하지 않다.
(내가 여행하는 헝가리와 경유하는 두바이 모두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아서 입국에 필요한 준비만 하면 됐다.)

입국  : 입국  48시간 이내 PCR 또는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  1 차에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당일에 검사가 어렵다면 다음날까지 유효하다.
(코로나 완치자는 정부 24에서 '격리 해제 사실 확인서' 발급받아 입국  증명할  있다. ) *편안한 정원님, 정보 감사합니다!

며칠이 지나야 몸속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질까?? 입국  바이러스 검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보통 확진  5~10일이면 완치가 된다고 하지만  달까지 PCR에서는 양성으로 반응할  있다고 한다. 완치  PCR 비해 신속항원검사로는 양성이 뜨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자가 키트로 출국 전에 미리 확인해야 마음이 편할 듯하다.


쉬는 동안 하릴없이 넷플릭스를 시청했다. 걸려 넘어진 김에 쉬라는 말을 들었지만, 편하지는 않고 그저 늘어지기만 했다. 책도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았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고, 무기력했다. 아프지도 않고 쉬면서 글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에 부채감을 느꼈다. 어쩌면 이것이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다. 규제는 물리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을 훨씬 더 많이 가두었다.


출입국 규제와 여행지 정보를 찾아보며 컨디션을 끌어올려본다. 한참을 쉬어서 몰아치는 보충수업과 코로나 규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를... 어쨌든 여행 전, 해야 할 것은 하나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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