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깨우는 시리얼

by 파인애플


월화수목금이라 이름 붙여진 험준한 산골짜기를 지나

토일의 평지에 다다르면 기력이라곤 남아있질 않다


평일에는 바빠서 손도 못 대던 시리얼 봉투를 뜯어

우유를 붓고 우적 소리를 내며 시리얼을 삼키면

시리얼의 달콤함과 우유의 차가움이

입을 지나 목으로 넘어가 온몸에 고루 퍼진다


그 생명의 기운이 하는 말은 언제나 같다

고생했다

그 어떤 가치 있는 말보다 영혼에 위로가 되는

그 말을 듣기 위해 언제나 입 안에 음식을 넣고 삼킨다


언젠가 내 몸의 수명이 다해

고생했다는 음식의 위안을 더 듣지 못하게 될 때에도

내 영혼만은 음식의 위로를 기억하겠지

차갑거나 따뜻했던

달거나 매웠던

다채롭던 그 위로를


오늘 아침 시리얼이 준 달고 차가웠던 위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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