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의 정적

by 파인애플



조용한 집의 정적을 깨고 문 밖을 나서면

빌라의 붉은 담벼락들이 나보다 먼저 줄을 지어 서 있다


영원한 침묵을 지킬 것 같던 담벼락들이

내 느린 발걸음을 지켜보다 하나둘 씩 말을 걸어온다

말의 내용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주제는 한 가지다


어젯밤이 영원할 줄만 알았다는

그 말들 속에 은은히 섞인 안도의 한숨을

코로 천천히 들이켰다가

입으로 드세게 뱉어낸다


아침 8시의 정적을 깨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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