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성공경험이 내 몸 속에 있는 위나 장을 구성하는 건강한 세포가 되고,
실패경험이 내 몸 속에 있는 위와 장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세포가 된다는 엉뚱한 가설을 하나 세워본다면,
무언가 성공하는 일이 계속 쌓여갈 때 위 건강이 활발해져 식욕이 폭발하게 되는 것도,
거듭된 실패로 인해 힘들기만 할 때 장염에 걸리게 되는 것도 꽤 이해할만한 일이 될 것이다.
반대로 실패경험이 쌓여 위가 그 무엇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게 되어 밥 한 톨 넘기는게 힘들어 지거나,
성공경험이 계속 쌓여 매일의 장 활동이 순탄해지게 되는 일도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그렇게 나의 성공경험이나 실패경험이 세포화 되어 위가 되건, 장이 되건
내 몸 속에서 위와 장은 연결되어 있고 둘 다 없어서는 안되는 장기라는 게 훨씬 더 키포인트다.
그러니까 이런 쌩뚱맞은 비유를 갑자기 가지고 온 건 결국 성공하고 있는 나도, 실패하고 있는 나도
나이기에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다짐하듯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나이기에 의미있는 존재다. 경험은 내 존재 이후에 내가 행하는 것들로 인해 생겨나는 부산물일 뿐이다.
그러나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있지 않으면 그 경험들은 애초에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나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만들어내는 모든 경험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살아갈 절대적 필요성이 있다.
실패의 경험만을 쌓아가고 있는 지금의 나조차도 나는 스스로 책임져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