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않아도 이미 얼어있는 지상의 땅은
두 발을 딛고 서있기만 해도 벅차서
총총걸음을 이용해 언 땅과 한 뼘 거리의 카페로 향한다
검은색 유니폼과 모자를 갖춰 쓴 카페 직원에게
이미 카페에 도착하기 전부터 골라둔 아이스 룽고를
채 몇 분 기다리지도 않고 받아 들면
에스프레소보다 진한 룽고의 황금색 거품이
얼음보다 더 위로 치솟아 오른 채 둥둥 떠있다
그게 꼭 눈이 오기도 전 얼어있는 땅 위에서 매일같이 동동대는 내 모습 같아서
한 모금도 남기지 않고 전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어느새 양 발바닥이 추운 땅에 알맞게 곱아있다
언 땅에선 굳이 발바닥을 쫙 펴지 않아도 좋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