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려고 하면 죽은 것들이 생각난다
꿈에서조차 나오지 않는 완전히 사망한 것들의 기운은
내가 그것들을 그리워해 뭔가를 못한단 것처럼
나 또한 실은 그들처럼 죽기만을 바란단 것처럼
몸을 마비시켜 하루종일 잠들게끔 만든다
사망과 가까운 잠은 그 기간이 하루여도
그다음 날 정신을 못 차리게 할 정도로 데미지가 세다
그렇게 죽음과 한층 더 친밀해진 하루가 지나가고 나면
꼭 산 상태로 커피를 마셔주어야 한다
진한 커피일수록 현재를 일깨워주어 더 좋다
결국 나는 산 사람이라 죽음과 너무 가까워져선 안된다
그러나 이미 죽은 사람들을 산 사람들보다 더 가깝게 여기는 나의 마음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커피를 마시는 순간을 축제처럼 여기기로 한다
축제가 끝나기 전 까지는 산 자들도 죽은 자들도
내 마음속에 하나가 되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