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싫은 일을 계속 해내야 할때 사람은 필연적으로 우울해진다. 나에게는 그게 삶을 홀로 살아내는 것 그 자체라, 때로 진창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애써 무언가를 하려 들지 않고 그대로 둔다. 어차피 삶은 흘러간다. 따라서 밑도끝도 없이 내려가던 기분도 언젠가는 올라간다. 문제는 사실 마음이다. 수분기 하나 없이 바싹 메말라있는 마음은 자주 갈라지고, 그 갈라진 틈새로 끊임없이 삶을 향한 한숨과 포기와 체념과 저주의 말들이 흘러나온다. 그 어두운 말들을 틀어막지 못하는 건 나에게는 이제 내 지난한 삶을 향한 눈물 한방울조차도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그 메마른 마음만이 지금의 나의 문제다.